지난 1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는 5184만9861명으로, 전년(5182만6059명) 대비 2만3802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역대 주민등록 인구 현황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수도권 인구는 지난해에만 약 13만명 늘어 전국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전국 시·군·구 중 인구가 많이 증가한 지역을 순서대로 집계해봐도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수도권이 차지해 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경기 화성시이다. 화성은 인구가 5만6674명 늘어 1위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경기 시흥, 용인, 고양, 인천 연수구, 경기 남양주, 하남, 평택, 김포, 인천 중구 순이었다. 화성시는 지난 10년(2010년~2019년)간 인구 순유입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조사되었다. 2009년 49만1500여 명이던 인구수가 지난해 9월 80만(80만3천252명)을 돌파했다. 이제 화성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가 아닌,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가장 성공한 자족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성공한 자족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교통, 일자리, 편의시설, 주거, 교육 등의 요소가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선 교통 인프라를 살펴 보면 화성시는 경부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예정)가 지나고, SRT고속철도 등 뛰어난 교통망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수인선복선전철(2020년), 서해선복선전철(2022년) 및 2023년에는 GTX수도권 광역철도, KTX연결철도 등이 개통 예정에 있다. 이러한 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4~50분대 서울 진입이 가능한 화성시로 인구와 기업이 몰리고 있다.
이러한 뛰어난 교통망을 바탕으로 화성시는 현대기아차, 삼성연구소, LG전자, 발안일반산업단지, 장안첨단산업단지, 향남제약단지 등을 중심으로 대기업 27개, 중소기업 9789개 등 총 9816개로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기업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도시이다. 화성시는 국내외 기업들의 입주에 따른 풍부한 일자리와 동탄신도시, 향남2지구 등의 배후주거 지역이 개발되면서 대형마트, 쇼핑센터, 식당 등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까지 크게 늘어 인구유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상업시설(오피스, 상가, 숙박시설)의 공실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신규 창업도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그간 화성시의 발전을 주도했던 지역은 화성 동부지역이다. 화성의 발전은 경부고속도로와 인접한 동탄 지역을 시작으로 서해안고속도 개통 이후에는 발안, 향남 지역까지 개발 범위가 확대 됐다. 이제 동탄신도시와 향남택지지구는 최근의 수도권 개발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도시계획전문가들은 향후 화성시 제2의 개발을 주도할 지역으로는 화성 서부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화성시 서부 지역이 주목 받는 이유는 첨단산업과 관광 및 주거 등의 시설과 향후 개발계획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5위의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분야 등 미래시장 리더쉽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10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화성시 서부에 위치한 연구소(남양읍), 화성공장(우정읍)을 중심으로 수도권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화성 현대기아차 주변 지역은 향후 협력기업 입주를 위한 공장부지, 직원들의 주거를 위한 배후주거단지, 상업지역, 레저 휴양지 등으로 개발될 예정으로 개발기업과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화성시 서부 지역은 현재 유입 인구에 비해 주거, 상업, 숙박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중국과의 교역량 증가에 따른 중국 비즈니스 및 관광객 수요와 우정국가산업단지(현대기아차), 경기화성바이오밸리산업단지, 화성드림파크 야구장 등이 위치해 이에 따른 숙박 및 지원시설 기능이 요구되고 있는 곳이다. 시 관계자는 ”화성시 동부와 서부의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서부 지역에 부족한 주거, 상업시설, 편의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해당 지역 자족기능 강화 및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이다.” 라고 말했다.
실제 화성시는 지난 2018년 50년 넘게 미공군의 사격 훈련장으로 사용됐던 화성시 매향리 쿠니사격장에 896억 원대 국제테마형 주택단지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화성시의 제안으로 반영된 이 사업은 매향리 일대 41만7천32㎡에 지방비 516억 원, 민간자본 380억 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에서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화성시는 작년 화성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진흥구역 35㏊, 농업보호구역 34㏊를 해제했다. 이는 경기도 시·군 중 가장 넓은 면적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작년 7월부터 화성시는 농지 내 행위 및 설치 제한 조례 폐지안을 준비함과 동시에 기아자동차 공장과 화성드림파크 야구장 등이 위치한 우정읍 이화리, 석천리, 매향리 지역의 다수 농림지를 해제하고 있다. 농림지에서 해제된 토지는 입지에 따라 80~100% 이하의 용적률로 개발이 가능해져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화성 동부권 보다는 서부권의 부동산 가치가 저평가 되어 있어, 화성 서부 지역의 개발과 투자는 지금이 적기이다.” 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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