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화재참사 시공사 대표 '무릎 사과' 후 실신…유가족 분노

입력 2020-04-30 16:01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표가 30일 유가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불이 난 물류 창고 시공사인 `건우` 이상섭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5분께 화재 현장 인근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된 모가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단상 위로 올라간 이 대표는 중앙에 서서 무릎을 꿇은 뒤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며 흐느꼈다.
고개를 아래로 떨군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
유족 10여명은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사고와 관련된 별다른 내용이 언급되지 않자 "대책을 얘기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이 대표는 단상에 올라간 지 5분도 안 돼서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유족들은 "사과 말고 대책을 설명하라", "절만 하고 가면 끝이냐"는 등 거센 항의를 쏟아부으며 뒤를 쫓았다.
이 과정에서 회사 관계자들에 이끌려 밖으로 나온 이 대표가 갑자기 쓰러졌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이 대표를 유족들이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과정에서 한때 승강이가 벌어졌다.
이 대표는 인근에 대기 중이던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유족들은 이 대표가 떠나자 이천시를 상대로도 항의했다.
이들은 "단상에 오른 이 대표가 뭐라고 말하는데 마이크도 설치가 안 돼 하나도 안 들렸다"며 "여기 온 이상 사고 관련해서 뭐라도 얘기를 하게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이 대표가 떠난 뒤 유족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건우 측은 체육관에 관계자를 보내 유족들과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체육관은 유족과 건우 관계자 외에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지난 29일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불로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희생자 대부분은 전기·도장·설비 등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으로 파악됐으며 현재까지 사망자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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