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
반도체 놓고 미·중 갈등…삼성의 고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현장경영의 첫 출장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출장은 반도체를 둘러싼 미· 중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 코로나 이후 첫 출장 중국…이재용 "때 놓치면 안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도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총 70억 달러를 투자해 2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삼성의 유일한 해외기지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에도 중국 시안을 방문해 설 명절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 반도체 `신냉전`…이재용, 미·중 갈등 속 균형점 찾나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 더욱 주목된다. 특히, 삼성 입장에서는 반도체의 주요 고객들이 상당수가 미·중 무역갈등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 규정 개정을 추진하면서 화웨이 ‘목조르기’에 나섰다. 이에 중국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미국의 애플, 퀄컴, 시스코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은 중국 고객사들에게 삼성이 여전히 중국과 좋은 관계에 있다는 메세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시에 삼성이 미국의 현지 공장 증설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도록 균형감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은 미 행정부의 반도체 자급 정책에 따라 미국 현지 공장 증설 압박을 받고 있다. 앞서 삼성의 경쟁자인 대만 TSMC가 미국에 12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세우겠다고 밝힌면서 삼성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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