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경각심 낮아진 상황..."특단의 대책 필요"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퍼지면서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發) 집단감염은 교회, 콜센터, 어학원 등에 이어 서울 시내 실내체육시설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물론 방역당국마저 `수도권 대유행` 가능성을 우려하며 연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정부가 14일 종료될 예정이던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를 무기한 연장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5월 29일∼6월 12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43.6명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특성상 전파가 쉬운 탓이다.
실제 최근 수도권 상황을 보면 어느 한 집단에서 발생한 감염이 해당 집단에 그치지 않고 제2, 제3의 집단으로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은 전날까지 중국동포교회 쉼터, 어학원, 콜센터, 교회 등 적어도 8곳 이상으로 퍼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이미 153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더욱이 중랑구 실내체육시설에서도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나온 터라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감염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지를 보여주는 `재생산지수`(전파력)도 수도권이 지방보다 최대 3배가량 높다. 최근 수도권 재생산지수는 12∼1.8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고, 비수도권은 0.5∼0.6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를 연장하며 방역 관리망 자체를 넓히기로 했다.
먼저 고위험시설을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등 기존 8개 업종에 더해 함바식당(공사현장 식당), 떴다방(임시상점), 인력사무소, 종교 포교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고시원·쪽방촌 등 사각지대에 대한 선제적 선별검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학원·PC방에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기준점 10명 미만), 신규 집단 발생 건수,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 4대 위험도 지표가 안정권에 들어서면 방역강화 조치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방역망을 아무리 촘촘하게 하더라도 코로나19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고 본다.
실제 방역당국이 앞서 집단감염 사례가 빈번하게 나온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지침을 강화하자 이후로는 정규 예배가 아닌 종교 소모임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수도권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도 무엇보다 사람 간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한데 이미 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의 이번 조치(방역강화 연장)는 국민들의 거리두기 동참을 한 번에 끌어올리기에는 약하다"며 "지금 거리두기를 바짝 조이지 않으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여름휴가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만큼 정부가 강력한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교수는 "설령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고 해도 사람들이 얼마나 잘 지킬지 모르겠다"며 "행정명령 없는 거리두기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위험시설도 위험단계를 구분해 현실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