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쌍둥이 신생아 '선천성 결핵'…국내 첫 사례

입력 2020-07-28 16:30   수정 2020-07-28 17:52

산모 결핵 진단 뒤 신생아도
세계적 희귀 사례
해당 병원 결핵 감염 역학조사
결핵 (사진=연합뉴스)
광주에서 쌍둥이 신생아가 어머니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천성 결핵` 진단을 받아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섰다.
28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광주 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생후 2개월 신생아 2명이 21일 결핵 진단을 받았다.
산모는 하루 앞선 20일 고열, 의식 저하 증상을 보여 결핵성 뇌막염과 함께 폐결핵으로 진단됐다.
방역 당국은 이후 쌍둥이 자녀도 검사한 결과 선천성 결핵으로 판단해 격리 치료를 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쌍둥이가 대부분 산모하고 분리돼 입원한 상황, 또는 중환자실이나 인큐베이터에서 지냈기 때문에 엄마로부터의 노출보다는 선천성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전문가들이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결핵은 어머니로부터 태내 또는 분만 중 신생아에게 결핵이 옮겨가는 것이다. 과거 결핵이 많았던 때는 있었을 수 있으나 본격적인 결핵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는 처음, 세계적으로도 350여건만 보고된 희귀 사례라고 당국은 전했다.
산모는 5월 16∼22일 분만을 위해 전남대병원에 입원할 당시 의심 증상이나 영상 의학적 소견은 없었다.
쌍둥이 자녀는 같은 달 19일 임신 30주 만에 전남대병원에서 태어나 입원했다가 6월 초 기독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산모와 쌍둥이 모두 증상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신생아를 통한 결핵 전파 위험도는 낮지만, 미숙아 등이 입원하는 신생아 중환자실 특성 등을 고려해 당국은 집중적인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두 아이가 차례로 거쳐 간 전남대병원과 기독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생아 43명, 의료진 등 직원 109명이다. 전남대병원 85명, 기독병원 24명 등 의료진 전원 검사에서는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쌍둥이 출생 후 퇴실까지 입원 기간이 겹치는 전남대병원 8명, 기독병원 35명 등 신생아에 대해서는 최종 노출 일을 고려해 최소 3개월간 결핵 치료와 예방에 사용되는 `아이소니아지드`를 복용하게 한 뒤 잠복 결핵 감염검사를 한다.
잠복 결핵 감염이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지만,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는 않은 상태를 말한다. 전염성은 없으나 잠복 감염자 중 10%는 결핵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은 "환아들로 인한 추가적인 전파 가능성은 굉장히 낮아 보이지만 신생아들이 노출됐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예방적인 조치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2017년 703명, 2018년 653명, 2019년 578명의 결핵 환자가 새로 생겼다.
전국적으로는 2017년 2만8천161명(인구 10만명당 55.0명), 2018년 2만6천433명(51.5명), 2019년 2만3천821명(46.4명)이 결핵 진단을 받았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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