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달 궤도 전이 방식`(BLT/WSB)으로 쏘아 올릴 달 탐사 궤도선의 발사 예정일을 2022년 8월 1일로 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상률 항우연 달 탐사 사업단장은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항공우주 아카데미에서 `BLT 궤도로 가는 시험용 달 궤도선(KPLO)`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달 궤도선은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 착륙선 착륙 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을 하는 탐사선이다.
애초 항우연은 `단계적 루프 트랜스퍼 방식`(PLT) 으로 달 궤도선을 발사할 계획이었으나, 궤도선 중량이 계획했던 550㎏에서 678㎏으로 늘어 연료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항우연은 탐사선이 달 궤도에 도착한 뒤 달 상공 100㎞의 원궤도를 1년간 돌며 탐사활동을 하는 원래 계획 대신 3개월은 100㎞ 원궤도를 돌고 9개월은 100×300㎞ 타원궤도를 돌며 탐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렇게 달 탐사 궤도를 변경할 경우 NASA가 달 궤도선에 탑재하는 `섀도 캠`(ShadowCam)이 달 표면 이미지를 계획한대로 찍지 못하는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NASA는 항우연에 1년간 100㎞ 원궤도를 유지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탐사선이 달-지구 거리(38만㎞)의 4∼5배나 먼 심우주까지 나가는 경로를 따라가지만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BLT 방식으로 궤적을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항우연은 이를 수용해 전이궤적 설계 전담팀(BTAK)을 꾸려 BLT 궤적을 설계했고, NASA측에 검토를 받은 결과 이 궤적으로 달 궤도선을 쏘아 올린다면 임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단장은 "BLT 궤적 변경으로 보정 연료를 13.2%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계산에 오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예측이 맞는다면 적어도 8개월 이상 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항우연 달 탐사 사업단은 달 탐사선의 중량이나 궤도, 발사 일정 등이 수차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달 탐사 사업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연구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올해 4월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업 통합 일정과 일정 관리 담당자가 없고, 조직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이 불명확해 사업 성공 의지가 낮다고 판단한 이 단장은 직무를 재조정하고 일정 관리 담당자를 조직에 포함하는 등 조직을 가다듬었다.
그 결과 항우연은 2018년 9월부터 진척이 없었던 상세설계(CDR)를 올해 3월 마쳤고, 2022년 10월 말로 늦춰졌던 발사 예정일을 다시 8월 초로 회복하는 등 발사예정일을 단축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단장은 "작년 11월 말에 사업 성공 여부에 대해 자체 설문조사를 했을 때 85%가 실패를 점쳤다. 설계를 마무리한 뒤 4월에 다시 설문조사를 했을 때는 83%가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항우연은 2022년 8월 1일께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달 궤도선을 싣고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시험용 달 궤도선에는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 인터넷 탑재체, 섀도 캠 등 총 6개의 탑재체가 실린다. 이중 고해상도 카메라와 자기장 측정기는 개발을 끝냈다.
그러나 아직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항우연은 현재 달 궤도선에 장착할 부품과 탑재체의 기능 시험을 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부터 구조체 비행모델(FM)을 납품받아 조립할 계획이다.
내년 9월께 달 궤도선 기계조립을 마치고 패널과 태양전지판 등을 장착해 최종 조립을 마친다.
이어 내년 10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동적 시험, 열진공시험, 전자파 환경 시험 등 우주를 모사한 환경에서 시험한다.
이 단장은 "그동안 시험용 달 궤도선 개발에 기술적 어려움, 일정 지연 등 문제가 많았지만 새로운 달 전이궤적 등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개발 일정을 단축해 남은 연구개발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완 항우연 달탐사총조립시험담당은 "시험용 달 궤도선은 달 탐사선 개발 기술, 달 임무 궤도 진입 기술, 우주 인터넷 등 심우주 항법 등의 기술확보를 계기로 국내 우주 기술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우주탐사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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