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은 개천절인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등 도심 집회를 원천봉쇄한 것을 놓고 과잉대응이라는 정치권 등의 반발과 관련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5일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천절 차단 조치는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전염병 감염 확산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지 집회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감염병 예방과 법 집행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였다"면서 "금지된 집회는 사전에 현장에서부터 집결을 제지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고, 그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시위대와 경찰, 시위대와 일반 시민 간 접촉을 최소화할 방법은 집회 예정 장소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주요 차도에는 경찰 차벽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그래도 몇몇 장소에서는 집회 참가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찰의 조치가 너무 과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 것을 잘 안다"며 "금지 통고된 집회 또는 미신고 집회가 버젓이 개최되는 것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8·15비상대책위원회 등 일부 단체가 오는 9일 한글날에도 집회 신고를 내기로 한 것에 대해 "불법 집회가 열리지 않고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개천절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글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이날 기준 총 1천96건이다. 경찰은 이 가운데 102건에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김 청장은 "방역당국에서 감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금지 행정명령 내렸고, 경찰은 여기에 근거해 금지통고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험 정도에 따라 행정명령이 조정되면 경찰도 그것에 맞춰 집회관리 방법을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광화문광장 등에 설치한 경찰 차벽이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경찰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특정한 요건을 갖추면 차벽을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판례 역시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은 개천절 일선 차단선에서 근무한 경찰관 1천여명에 대해 이날 중 방역당국과 협의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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