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기대이상'5가지·'기대이하'2가지 [궁금타]

입력 2021-04-24 09:00   수정 2021-04-24 10:09

기존 전기차와 다른 주행감
제로백 7.4초…도심 주행에 최적화
사각지대 최소화…디지털 사이드뷰 미러
크게 들리는 풍절음은 개선해야


지난 2월 1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아이오닉5를 시승한 바 있다.

처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뒷자리에 나란히 앉아 시승했다. 그런데 한 바퀴를 돌고 돌아온 정 전 총리는 “승차감이 훌륭하다”며 직접 차를 몰아보고 싶다고 했다. 예정에 없던 총리의 직접 운전 시승이 이뤄졌고, 정 전 총리는 시승을 마치고 매우 만족해했다고 한다. 지난 21일,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해 만든 첫 모델 아이오닉5를 시승할 기회가 주어졌다. 도대체 어떤 점이 정 총리의 운전 욕구를 불러일으켰을까도 매우 궁금했다. 이번 시승은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인근 주차장에서 시작해 왕복 40km거리를 돌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중간에 직접 충전도 해볼 기회도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알차게 체험해볼 수 있었다. 이번 아이오닉5 시승을 통해 느낀 ‘기대이상’ 5가지와 ‘기대이하’ 2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정세균(오른쪽) 전 총리가 아이오닉5를 직접 시운전하고 있다.

기대이상

1. ‘이게 E-GMP구나’…기존 전기차와 다른 주행감

아이오닉5는 마치 스케이트보드처럼 생긴 배터리를 탑재한 플랫폼 위에 외관이 씌워진 형태이다.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어 하체의 안정감이 뛰어났다. 시동을 걸고 전진 기어를 넣고 엑셀에 발을 올리자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조용했다. 일반 전기차를 탔을 때 들렸던 ‘웅’하는 우주선 사운드는 들리지 않았다. 응답성이 좋았다. 그렇다고 민감하지도 않았다. 울컥거림 없이 내 발의 힘에 알맞게 주행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기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량을 바탕으로 배터리를 채우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완벽한 전기차는 아니었다. 코나EV나 SM3EV 등을 타봤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2. 제로백 7.4초…도심 주행에 최적화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WD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모델이었다. 0-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4초였다. 2륜 구동이다 보니 그렇다는 건데 4륜 구동 모델은 전기 구동력이 두 개 더 추가돼 제원상 5초대가 가능하다. 순간 가속력이 좋기 때문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 주행에 최적화됐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시승 코스 중간중간에 밀리는 구간이 많았는데 멈췄다가 출발할 때 앞차를 금방 따라잡는 맛이 좋았다.

3. 사각지대 최소화…디지털 사이드뷰 미러

시승차에는 선택 사양으로 디지털 사이드뷰 미러가 적용됐다. 거울로 된 사이드 미러대신 카메라 렌즈가 달려있었고, 대신 문 안쪽으로 OLED 모니터가 거울 역할을 대신했다. 처음에는 평소 운전 습관에 따라 창문 밖을 내다보게 돼 어색했다. 그런데 곧 적응이 되니 정말 편했다. 전방을 응시하는 시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도 후방을 더 잘 감시할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에서도 또렷한 화질이 돋보였다. 거울로 된 사이드미러는 가끔 뒤차의 불빛에 눈이 부셨던 적이 있었는데, 디지털 미러는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다만 패널이 문에 어정쩡하게 붙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차라리 대시보드 양 끝부분에 깔끔하게 마감처리 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좌우 문 안쪽에 디지털 사이드뷰 미러 부착.

4. 휠베이스 3미터…뛰어난 공간감

최근 출시한 기아 준대형 세단 K8의 휠베이스는 2.9미터가량 된다. 전체 길이가 5미터를 넘는 차체임에도 4미터대인 아이오닉5의 휠베이스는 3미터로 K8보다 더 길다. 휠베이스는 결국 실내 공간과 직결된다. 여기에 내연기관차 중앙에 불뚝 튀어나온 센터터널도 없이 평편하다보니 차 안에서 움직이기도 편했다. 2열에 앉으면 무릎이 1열 시트 뒷부분과 멀찌감치 떨어질만큼 여유가 있었다. 1열 대시보드와 센터패시아가 분리돼있는데다 센터 콘솔은 앞뒤로 10cm이상 움직일 수 있어서 운전석에서 보조석으로 이동하기도 편했다. 특히, 적재 공간 활용도가 좋았다. 트렁크를 열면 531리터의 넓은 공간이 나온다. 이 공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2열을 접으면 된다. 2열 시트는 10도 이하 각도로 접히는 이른바 ‘풀-플랫‘시연이 가능하다. 적재공간도 1,600리터가 넘게 확장된다. 출발 전 갑자기 한번 누워보고 싶었다. 머리를 2열 끝에 붙인 상태로 179cm 키는 발목 끝부분이 범퍼 쪽으로 살짝 나왔다. 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차박‘ 공간이 완성됐다.



5. 휴대폰 충전 가능한 220v 콘센트

시승에 앞서 휴대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다. 시승 중간에 혹시라도 잘못돼 관계자와 통화해야할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기도 했다. 요즘 USB 충전 포트는 대부분 차에 적용돼서 그걸 이용하면 되겠지만 마침 USB연결선도 없었다. 대신 220v 충전기는 있었다. 그때 2열 좌석 중간 아래에 220v 충전 콘센트가 눈에 들어왔다. 차에 220v콘센트가 굉장히 어색했지만 일단 꽂아봤다. 충전이 됐다. 그것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충전이 이뤄졌다. 시승 출발 후 약 30분 정도 주행 후 휴대폰을 확인했더니 방전 수준이던 배터리는 절반 이상으로 올라와있었다. 아이오닉5는 그야말로 움직이는 커다란 보조배터리 같았다. 휴대폰만 충전 되는 것이 아니다. 전자레인지는 물론 냉장고도 가동할 수 있다.

2열 중간 아래 220v 콘센트가 있다.

기대이하

1. 풍절음

아이오닉5 자체는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정도로 굉장히 조용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도로 주행에 나서니 풍절음이 생각보다 크게 들렸다. 전기차는 엔진음도 없으니 더 크게 들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전기차에 비해서도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문쪽 마감이 상대적으로 견고하지 못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신 도심 구간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타고 들어오는 소음은 비교적 적었다.

2. “통풍시트 어딨어?”…직관성 떨어지는 편의장치

주행 중간에 통풍 시트를 켜기 위해 버튼을 찾았는데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결국 등에 땀이 젖은 채로 시승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보니 센터패시아에 있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조작을 해야 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초행길을 주행 중이라 찾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았다. 또 주행 중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아랫부분이 가려진 걸 알게 됐다. 이 역시도 높낮이를 조작하는 버튼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했다. 편의 장치 버튼의 직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궁금타]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의 시승기와 분석을 통해 일반적인 궁금증부터 산업 트렌드까지 살펴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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