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달 아시아계 점주가 운영하는 주류 매장을 돌며 한인 여성을 마구 공격한 흑인이 증오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검찰은 앞서 강도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흑인 남성 대릴 돌스(50)에게 이날 증오범죄와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에 따라 돌스는 총 22개 죄목으로 법정에 서게 됐으며,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돌스는 지난달 2일 볼티모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의 `원더랜드` 주류 매장에 침입해 점주인 60대 한인 자매를 공격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그는 매장 출입을 거부당하자 한인 여성 A씨를 매장으로 끌고 들어가 쓰러뜨린 뒤 시멘트 벽돌로 머리를 내리찍었다.
직후 A씨의 자매인 B씨가 뛰어나와 이를 말리자 돌스는 그의 머리도 가격했다. 두 사람 모두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다쳤으며, 특히 A씨는 머리에 30바늘을 꿰매야 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돌스는 함께 구금돼 있던 한 남성에게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두고 "그들은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특히 이 남성은 한인 자매를 공격하기 전 다른 아시아계 점주가 운영하는 매장에서도 두 차례 난동을 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한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하자 벽돌로 경비원을 공격하고는 달아났다.
직후 그는 또 다른 매장으로 가 유리창를 발로 차고 술병을 쓰러뜨렸으며 중국인 비하 발언을 했다.
검찰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규제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해 근거 없는 원한을 품고 폭행을 저지른 이들이 있었다"면서 "우리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를 향한 잘못된 분노와 증오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돌스의 변호인은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중독 증상을 겪고 있으며 정신 질환 문제를 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여론의 관심 때문에 혐의를 추가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검찰이 애초 폭행 혐의로 기소한 이후 새롭게 나온 증거가 없다.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혐의가 추가돼 형량만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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