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는 날로 지목한 16일을 `단결의 날`로 선포하고 해외로 떠난 정치인과 기업가들에게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그들은 16일이 (러시아가) 공격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우리는 이날을 단결의 날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군사작전이 시작되는 날짜를 또 하나 지목해 우리를 겁주려 한다"며 "그날 우리는 국기를 달고, 노랑·파랑 깃발을 몸에 두르고, 국가를 부르며 전 세계에 우리의 단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16일 모든 마을과 도시에 국기를 게양하고 오전 10시 전 국민이 국가를 제창하라는 명령과 함께 군인과 국경수비대원의 임금을 인상 방침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우크라이나를 떠난 정부 관리들과 정치인, 기업가들은 24시간 안에 귀국해 국민과의 단결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앞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자국 시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즉각 떠나라고 권고한 뒤 지난 주말 일부 의회 의원과 기업가들이 출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하는 것이 당신들의 직접적인 의무"라며 "24시간 안에 고국으로 돌아와 우크라이나군, 그리고 우리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16일은 서방 언론이 미국과 다른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공격 준비를 마치고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날로 지목한 날이다.
미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내릴 시점으로 특정 날짜를 예상하지는 않으면서도 공격이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는 경고를 거듭 내놓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협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공격이 임박했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는 과장된 것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협해 공포를 조장하려는 러시아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단결의 날 선포에 대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16일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하일로 포돌리야크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은 "다양한 날짜가 소위 침공 일로 언론에 거론되는 것에 우크라이나가 회의적인 것은 이해할만한 일"이라며 단결의 날 선포는 16일이 잠정적 침공 일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한 역설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