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간다더니"…'루나 쇼크'에 가상자산 급변

이민재 기자

입력 2022-05-17 19:00   수정 2022-05-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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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나라 간다던 루나…추락에 이유 있다
    "현실은 없고 이론만 있다"…결국 끝없는 추락
    "이대로 둘 수 없다"…발 빨라지는 코인 시장
    가상자산업 규제 가속도…정부 "투자자 보호"
    [ 박수용 /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 이론적으로 봐서는 테라를 팔고 루나를 다시 사주고 하면서 가격이 맞춰져야 하지만 시장이 점점 안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둘 다 팔게 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안전 장치를 서로 다른 곳에 두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같이 무너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생각합니다. 고도화된 투자 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면 양성화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

    [ 이장우 / 한양대 겸임교수(업투트컴퍼니 CEO) : 권도형 대표가 커뮤니티 신뢰를 끌고 다시 갈 수 있냐, 신뢰가 없이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만 양산할 뿐입니다. 현재 그런 갈림길에 있다고 봅니다. 책임 공방들이 이제 앞으로 좀 더 이뤄지지 않을까 합니다. 특금법은 자금 세탁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법이니까 (한계가 있습니다.) 투자자 보호와 산업 진흥을 위한, 거기에 주목을 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는 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

    <앵커>

    시장은 이제 `루나·테라 쇼크`로 인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경제부 이민재 기자와 키워드 별로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첫번째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기자>

    `리먼브라더스` 입니다.

    모두 알 만한 대표적인 금융 사고인데, 이번 루나 사태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 번 언급됐기 때문에 가능한 짧게 설명하자면 테라라는 스테이블코인의 가격을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형제 코인인 루나와 연동하고 루나를 추가로 만들거나 없애는 구조를 만들었죠.

    과연 저것 만으로 가격이 유지될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규모가 커진 상황을 루나 생태계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여러 프로토콜, 즉 시스템들이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만들어지는데 대출과 같은 앵커 프로토콜이 가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게 투자자들을 솔깃하게 만듭니다. 이들 코인을 담보도 대출을 맡기면 20%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출받은 것을 다시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또 받는 무한 레버리지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복잡한 구조 때문에 파악하기 쉽지 않은데요. 이게 리먼브라더스 사태에 집 담보 대출 상품 내에서 파생 구조 반복으로 결국 부실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포함된 것을 간과한 것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이를 계기로 이론적기만 한 금융 구조가 관리가 어렵고 얼마나 위험한지 체감하게 됐죠. 그리고 다양한 감시와 규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루나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를 중심으로 근거가 부족한 블록체인과 코인들을 솎아내는 움직임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두번째 키워드는 `고래`입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큰 손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테라·루나 생태계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손, 즉, `고래`로 알려졌죠.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해결하긴 역부족입니다. 보상과 재기를 계획 중이라 언급했지만 시장의 신뢰를 얻긴 어려워 보입니다.

    권 대표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루나 생태계의 안정성을 위해 샀던 비트코인을 거의 다 팔았다고 했지만 그 용도로 제대로 쓰였는지가 의문인데요.

    향후 이에 대한 법적 공방이 예상되는데, 가상자산 시장 규제와 관련된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세번째 키워드로는 `코인거래소` 입니다. 어떤 이유에서 뽑았습니까?

    <기자>

    안타깝지만 루나 사태로 많은 투자자들 피해를 입었죠. 하지만 `코인거래소`들은 아닙니다. 거래량 폭증으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

    패닉셀에 따른 당연한 결과지만 도의적인 부분에 있어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부 거래소는 해당 코인의 상장폐지 시기를 다소 늦춰 거래량을 더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렇다 보니 국회 정무위를 중심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된 권도형 대표와 코인거래소들에 대한 청문회를 계획 중인데, 그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입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피해 상황과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당장 큰 도움은 안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는 관련 법제화가 되지 않아 직접적인 행동에는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한데요. 이로 인해 다소 주춤거리던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정부 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관련 절차를 밟을 전망인데 제도와 관리, 검사, 제재 등이 담길 예정입니다.

    <앵커>

    키워드를 종합하면 법제화로 귀결됩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까?

    <기자>

    지난해 말 자본시장연구원은 `가상자산 거래자 보호를 위한 규제의 기본 방향`을 발표했는데요.

    여기서 법제화의 윤곽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증시 규제 원칙을 가상자산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투자 정보에 대한 의무 공시 제도, 불공정거래 금지 규정, 가상자산업자의 선관 의무와 사업 건전성 유지 원칙들이 담겨있습니다.

    자본연은 이를 가상자산업법으로 규정했는데 앞서 언급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속하는 내용입니다. 해당 법에 따라 신설된 기관이 가상자산 육성과 규제를 맡을 예정입니다.

    앞서 인수위를 비롯해 국회, 금융당국이 나서고 있는 만큼, 조만간 투자자 보호에 방점이 찍힌 가상자산 규제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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