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600억 손해"…현대차, 조지아 공장 속도전

신재근 기자

입력 2022-08-22 18:57   수정 2022-08-22 18:57

    美 전기차 공장 연내 착공…2024년 조기 완공
    <앵커>
    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제지원 대상에서 한국 전기차가 제외되면서 미국에서 전기차를 파는 현대차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당장 일주일에 1,500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팔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데요.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현지시간 지난 16일 시행에 들어갔는데, 현대차의 피해 규모가 얼마 정도인지 산정이 가능할까요?
    <기자>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전기차 생산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량이 국내에서 수출해 팔리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조건 때문에 현대차는 1대당 1천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피해 규모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자료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는데요.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모두 3만4천 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 통틀어 일주일에 약 1,300대의 전기차를 판 셈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평균 판매 가격(ASP)이 대당 3만6천 달러(4,778만 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매출로 환산했을 때 한 주에 600억 원, 상반기 기준으론 1조 6천억 원 피해를 보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체 상반기 매출액이 100조 원을 조금 넘는데요.
    매출 비중으로 보면 1% 조금 넘는 수준으로 크지 않습니다.
    <앵커>
    당장 피해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미래 전기차 시장 선점 이라는 측면에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는데 현대차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현대차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미나 미중 관계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에 따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을 예정보다 일찍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래 내년 착공이 목표였지만, 이를 올해로 앞당길 거란 얘긴데요.
    최대한 미국에 공장을 빨리 짓는 게 법안 시행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에는 보통 2년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공장 완공 시점은 2024년 하반기로 예상됩니다.
    기존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에 있는 내연기관 차량 생산 설비를 전기차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생산 설비가 바뀌는 데 두 달 정도 걸린다고 하거든요. 현재로선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대응방안으로 꼽힙니다.
    당장 현대차는 올 연말부터 공장 설비 전환을 통해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GV70 전동화 차량을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입니다.
    <앵커>
    앨라배마 생산 설비를 전환한다고 해서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내 판매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겁니까?
    또 생산 설비 전환에 노조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앨라배마 공장 생산 설비 전환만으로는 기존 미국 판매 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설비 문제가 아니어도 아이오닉 5와 EV 6를 미국에서 당장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노조가 이에 쉽게 동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죠.
    전기차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 6는 아직 국내에서만 생산하고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단체협약에 따라 해외 생산 물량을 늘리려면 국내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요.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같은 맥락입니다. 노조의 찬성 없인 공장을 지을 수 없는 거죠.
    다만, 노조는 미국 공장 건설을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종합하면 현대차는 일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설비 전환을 통해 연내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에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의 빠른 완공, 즉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2년간의 공백 기간 동안에는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하고 가격 할인과 판촉으로 버티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보조금 지원 대상이 너무 적다는 비판도 제기되는데요.
    심지어는 미국 전기차 기업들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있고요.
    따라서 11월 중간선거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세제지원 조건을 완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현대차 전기차 판매 줄어들면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배터리 회사들도 물량이 줄지 않을까요?
    <기자>
    현재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한국 기업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판매가 줄면 당장 판매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배터리 분야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강미선 기자의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기아의 EV6는 미국에서만 2만 6천대가 팔렸습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EV6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2위 올랐지만,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앞으로 판매는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감소하면 자연히 배터리 공급도 줄게 됩니다.
    국내 배터리3사 중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에 공급하고 있고 SK온이 가장 많은 물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공급 물량이 없습니다.
    SK온은 이에 대해 자사 배터리 공급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입장입니다.

    배터리시장은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공급자 우위시장이고, SK온은 현대차 외에 폭스바겐, 포드 등 다양한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K온 관계자: 지금 상황에서 판단을 하면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중국 배터리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K 배터리 기업들에겐 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보신 것처럼 LG에너지솔루션 등 우리 배터리 업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배터리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점유율 기준으로 세계 1등을 달리고 있는 중국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그 자리를 우리 배터리 업체가 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대책과 외교 노력이 절실하죠?
    <기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오늘 미국이 한국산 차량을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해 산업부는 이번주에 관련 기업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국회 차원의 대응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미국의 차별적 조치에 대한 우려를 담은 상임위 차원의 결의안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여야 의원들이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로 떠났는데요.
    방미단은 백악관과 국무부 등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기준을 완화할지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오늘 기사 유튜브에도 나갑니다.
    제목과 해시태그(#)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기자>
    제목은 `"한 주에 600억 손해"…현대차, 조지아 공장 속도전`으로 하겠고요.
    해시태그는 현대차, 전기차, 바이든으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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