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韓 최저임금, 일본 첫 추월…엔저 등 영향

입력 2022-08-24 11:34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게 됐다. 최근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데다 수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일본을 뛰어넘으면서다.
2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성은 전날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의 심의회가 확정한 최저임금을 발표했다.
전국 가중평균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은 961엔(약 9천404원·전날 환율 기준)으로 지난해(930엔)보다 3.3%(31엔·303원) 올랐다.
지난해(3.1%·28엔)에 이어 2년 연속 최대폭 인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물가가 고착된 일본에서도 올해 4∼7월 4개월 연속 소비자물가가 2%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폭도 2년 연속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이달 초 최저임금 인상 목표를 961엔으로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도부현 심의회가 지역별 최저임금을 확정한 것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지역별로 다른 최저임금이 적용되는데 물가가 높은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역별로 도쿄도가 1천72엔(약 1만49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오키나와, 고치, 미야자키 등 10개현이 853엔(약 8천347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 격차는 219엔으로 지난해보다는 2엔 줄었다.
이번에 확정된 최저임금은 올해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일본이 2년 연속 최대 폭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내년 최저임금은 한국이 더 높다. 한국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9천160원)보다 5.0%(460원) 오른 시간당 9천620원으로 이달 확정됐다.
전날 환율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최저임금이 일본보다 216원 많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역전된 가장 큰 이유는 환율 변동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0엔당 평균환율은 1천41.92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전날 환율은 100엔당 978.54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로 계산하면 새로 결정된 일본 평균 최저임금은 1만13원으로 여전히 한국보다도 높다.
환율 이외에도 최근 수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이 높은 것도 역전에 영향을 줬다.
사용자단체 대표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6월 펴낸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쟁점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2년 최근 5년간 최저임금 누적 인상률을 보면 한국이 41.6%, 일본은 12.1%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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