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공개 임박…LG이노텍, 재고 30% 더 쌓았다

양현주 기자

입력 2022-08-31 16:05   수정 2022-09-01 16:34

    <앵커>

    다음 달 애플 아이폰14 공개를 앞두고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산업부 양현주 기자와 LG이노텍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인데 애플이 신형 아이폰 공개를 앞두고 있죠? 분위기 어떤가요?

    <기자>

    경기침체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도 애플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애플은 다음 달 7일 출시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발표 열흘 후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점을 고려할 때 9월 16일~17일 사이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이 출시에 앞서 부품업체에 사전 주문한 아이폰14 초도물량이 9,300만 대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아이폰13 보다 15% 더 많습니다.

    잘 팔릴 거라고 믿고 많이 주문한 건데요.

    현재 아이폰과 견줄 만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자는 삼성전자가 거의 유일하죠.

    그런데 이 경쟁자인 삼성의 신작이 폴더블폰, 즉 접히는 폰이라는 점에서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독주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모바일 수요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전작 대비 7%가량 판매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애플이 두 자릿수 가격 인상을 예고한 점도 판매에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설사 판매가 준다고 해도 LG이노텍 실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거죠.

    <앵커>

    물량이 줄더라도 LG이노텍에 영향이 없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기자>

    애플이 이번 아이폰14 카메라 스펙을 대폭 상향하면서, LG이노텍은 전작에 비해 훨씬 비싼 카메라 모듈을 공급합니다.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4,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가 채택될 예정입니다. 전작 1,200만 화소와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셈이죠.

    여기에 LG이노텍의 높은 수율을 기록하며 애플 내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중이라고 알려져 있죠.

    따라서 생각보다 아이폰14가 덜 팔리더라도 LG이노텍의 실적 호조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잘 팔리면 그만큼 더 큰 폭으로 실적이 좋아지겠죠.

    LG이노텍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LG이노텍 내부에서도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보다 아이폰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LG이노텍은 보통 하반기에 출시되는 새 아이폰을 위해 상반기에 재고를 늘려 놓는데요.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재고자산을 보면 6,571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나 늘었습니다.

    그만큼 많이 팔릴 것을 대비해 제품을 쌓아 놓은 것입니다.

    <앵커>

    LG이노텍은 최근 테슬라와의 계약설로 떠들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애플에 의존하는 매출이 70%를 넘어서고 있고 매출 다변화가 필요한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장사업은 어떻게 전망되고 있습니까?

    <기자>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스마트폰 외에도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IT용 모델보다 2~3배 고가인데다, 들어가는 개수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레벨2에서 필요한 카메라는 7~8대 수준이지만, 레벨3 자율주행차에는 통상 12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한데요. 향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LG이노텍이 아이폰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지만, 애플의 조건이 까다롭고 마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전장용 카메라모듈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경우 부품, 소재를 하나하나 정해진 것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전장용 카메라 모듈의 경우 완성품 자체로만 얘기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와의 카메라모듈 협력을 확대해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LG이노텍과 테슬라의 협력은 하반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이 나오진 않았지만, 테슬라의 경우 보통 1조 원을 밑도는 작은 규모로 계약을 체결하진 않습니다. LG이노텍과의 수주 규모는 1조~2조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밖에 추가로 주목해야 할 사업 부문이 있을까요?

    <기자>

    네. 아직 매출 파이는 적지만, LG이노텍 사업부 중 가장 수익성이 좋은 기판소재 사업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LG이노텍은 핵심 주력 제품인 무선주파수패키지시스템(SiP)와 5G 밀리미터파 안테나패키지(AiP)의 경쟁력을 유지한 채, FC-BGA를 내년에 양산할 계획입니다.

    최근 LG전자로부터 인수한 구미 사업장에 1조 4천억 원을 투자해 FC-BGA 및 카메라모듈 양산 체제를 갖춘다고 밝혔는데요.

    고부가가치 영역인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입니다.

    해당 사업에서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기존 제품과 제조 공정이 유사한 만큼 회사 측은 이른 시일 안에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탄탄한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LG이노텍 실적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LG이노텍의 높은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출은 지난해 14조 원대에서 올해 18조 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합니다.

    해당 예상치는 아직 테슬라 수주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인 만큼, 만일 테슬라와의 협업이 빠른 시점에 이뤄진다면 더 높은 성장도 기대됩니다.

    다만 LG이노텍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가장 큰 위험으로 지적되는 것은 애플에 대한 의존도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LG이노텍 매출 중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이었는데요. 시장은 올해 이 비율이 80%까지 늘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테슬라와의 신규 계약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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