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 플로리다 '쑥대밭'…응급실 침수되고 주민 갇혀

입력 2022-09-29 15:42   수정 2022-09-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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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에 닥친 허리케인 가운데 5번째로 강력한 `이언`이 28일(현지시간) 남부 플로리다주를 휩쓸면서 피해가 속출했다고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이언은 최고 시속 240km 정도에 달하는 강풍과 폭풍해일을 동반하며 플로리다주 남서부 연안을 강타했다.
이언은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가운데 강도가 역대 5번째로 4등급으로 분류됐다. 허리케인 등급은 위력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고,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커진다.
이 여파로 곳곳에서 자택이 침수되고 나무가 쓰러지거나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하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
남서부 포트마이어스 인근 경찰에는 침수된 집에 갇혔거나 이를 걱정하는 가족으로부터 신고 전화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현지 기자는 높이 1.5m에 달하는 홍수가 포트마이어스 북부에 있는 어머니 자택을 집어삼켰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이 기자는 "물이 언제 내려갈지 모르겠다"며 "사람들 차량이 완전히 부서져서 어떻게 탈출할지 감이 안 잡힌다"고 말했다.
주 연안 포트샬럿의 4층짜리 병원에서는 저층 응급실이 물에 잠기고 꼭대기 중환자실 지붕 일부가 강풍에 날아가는 일도 있었다.
중환자실 내부로 홍수가 쏟아지면서 환자들이 다른 층으로 대피했고, 직원들은 물난리가 난 내부를 정리하느라 여념 없었다.
주에서는 허리케인 여파로 오후 6시 기준 약 200만 가구와 사업장이 전기가 끊기는 피해를 겪었다.
이언은 이후 육지로 이동하면서 시속 144km 강풍을 동반한 1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졌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언이 29일 오전에는 상당한 규모의 홍수와 함께 플로리다주 중부 지방을 지나 오후에는 대서양 연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기준 미국에서 허리케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본토에 상륙하기 전날 쿠바를 덮쳐 현지에서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이날 플로리다주 남서단 키웨스트 인근에서 쿠바 이주민을 실은 보트가 허리케인 여파로 침몰하면서 23명이 실종됐다고 미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나중에 이들 중 3명은 구조됐고 나머지 20명에 대한 수색이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는 보트 탑승자 중 또 다른 4명은 인근 섬으로 헤엄쳐 자체 대피했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허리케인 여파로 쿠바의 국가전력망도 붕괴해 현지 전력청은 복구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쿠바는 현재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어 이언 피해를 회복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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