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 넘게 치솟으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수입 식품 가격 방어를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선식품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환율이 오르면 판매가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마트의 미국산 체리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25% 올랐다.
여기에 망고(10%)와 바나나(20%), 블루베리(30%), 연어(30%) 등도 가격이 크게 뛰었다.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하면서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뛰면서 전년 대비 값이 10%가량 오른 상태다.
산지 생산비와 인건비 인상으로 원가가 오른데다 물류비 상승과 이른바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까지 겹쳐 수입 단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마트는 수입 상품을 담당하는 해외 소싱 바이어가 실시간으로 환율을 체크하며 달러가 아닌 수입 당사국 통화로 결제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최근 유럽산 냉동 돼지고기 수입 과정에서 결제 통화를 달러에서 유로화로 바꿔 4∼5%가량 수입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SSG닷컴 등 그룹 계열사와 통합 구매를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국산 대체 상품 운용도 늘리고 있다.
미국산 체리 취급 물량을 줄이는 대신 국산 제철 과일인 복숭아와 포도 운영을 확대하는 식이다.
그 결과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이마트의 국산 과일 매출은 11.5% 늘었지만, 수입과일은 3.8% 감소했다.
수입 냉동 돼지고기도 가격상승으로 매출이 부진했지만 국내산 냉동 돼지고기는 3.5배나 늘었다.
롯데마트는 유럽산 제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유로화로 결제할 수 있는 유럽지역 제조사 위주로 수입 가능 제품을 물색하고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식품 박람회를 방문해 유럽지역 유통사들과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기존에 달러화로 결제를 진행해온 업체들과는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결제 수단을 교체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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