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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우리사주가 배신했다"…구제 방법은? [전민정의 출근 중]

전민정 기자

입력 2022-10-28 18:02  



"처음 우리사주를 받을 땐 집 사는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차만 사도 좋겠다는 생각이들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우리사주를 사느라 무리하게 받은 대출 이자 갚느라 허덕이고 있는 처지죠."

한 카카오 계열사 직원의 참담한 토로입니다. 바로 우리사주 때문인데요.

최근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먹통` 사태 후폭풍이 상장 계열사의 우리사주조합까지 강타하면서 우리사주제도에 다시금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 직원들은 반대매매로 인한 강제 청산 위기에 내몰렸고, 최근 기업공개(IPO) 냉각에 공모주 수익률 부진이 잇따르면서 주식을 팔 수 없는 보호예수 기간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보상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고요.

고용노동부는 최근 제5차 근로복지증진 기본계획(2022~2026년)을 내놓으면서 근로자들의 자산형상 기회를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근로복지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우리사주제도 효율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우리사주제도는 무엇인지, 또 근로자 입장에서 내년부터 관련 제도가 무엇이 달라지는 지, Q&A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Q. 우리사주제도란?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는 제도입니다. 근로자의 재산 형성, 협력적 노사관계 조성, 기업생산성 향상 등을 도모하자는 게 목표입니다. 즉, 기업 실적이 주가에 반영돼 상승할 경우 근로자들이 우리사주 매매를 통해 재산을 늘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거죠.

우리사주는 회사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한 후 거래할 수 있는데요. 다만 한국증권금융에 1년 이상 예탁한 후 인출할 수 있습니다.

Q. 우리사주를 취득하면 어떤 금전적인 혜택이 있나요?

우리사주를 보유하면 일단 회사의 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오를 경우 매매 차익을 거둘 수 있죠.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혜택을 누릴 수도 있는데요. 우선 조합원이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해 우리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매년 연말정산 때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합니다. 우리사주는 인출 시점부터 과세가 이뤄지지만, 6년 이상 보유하면 100% 비과세 혜택을 줍니다.

회사의 실적이 좋아져 주가가 올랐다면, 우리사주를 통해 매매 차익과 함께 추가 배당이익도 기대할 수 있는데요. 우리사주의 배당소득 역시 비과세 대상입니다.



Q. 우리사주는 얼마까지 보유할 수 있나요?

고용부는 내년부터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장기근속하면서 우리사주를 꾸준히 취득할 수 있도록 보유 비율과 금액 기준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우리사주 주식보유 한도가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3% 였지만 이를 5%로 늘리고, 보유 금액 한도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아집니다. 이때 5%에 해당하는 금액과 5억원 중 금액이 더 적은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Q. 우리사주를 취득하면 주가가 오를 땐 좋지만,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실은 골치인데, 보상받을 방법은 있나요?

일정 기간 의무예탁 후 처분이 가능하고 손실보전이 어렵다는 것이 우리사주의 단점이죠.

그래서 고용부는 지난 2016년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을 통해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이 보호예수 기간 중 주가 하락으로 손해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사주손실 보전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회사와 우리사주조합이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 일종의 보험 같은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건데요. 하지만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 번도 관련 금융상품이 출시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Q. 손실보전제도, 왜 활용도가 낮나요?

상품의 구조적인 문제가 컸습니다. IPO를 하면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손실보전계약의 프리미엄(일종의 보험료)도 높게 형성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사주조합과 금융투자회사 간 거래가 쉽지 않았던 거죠.

파생상품이라 가격도 너무 높고, 만들어봐야 팔릴 가능성이 없다며 금투사들은 출시를 꺼렸던 겁니다.

기업들 역시 추가부담이 부담스러운 눈치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우리사주를 살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일종의 `복지혜택`인데 떨어질 때를 대비해 보험 성격 상품까지 가입하라는 것은 부담이라는 거죠.

당초 우리사주제도는 근로복지기본법상 근로자 재산형성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되려 근로자의 재산에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주가하락 등으로 우리사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손실보전 비율 등을 재검토해 기업의 비용부담을 덜어주는 제도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또 대주주가 자금을 출원해 직원들의 손실을 보전해주거나, 사내복지기금을 이용해 손실보전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Q. 회사가 파산하거나 상장폐지가 되면 어떻게 해야하죠?

회사가 파산 또는 청산됐을 때, 또 상장폐지가 되면 주식 가치는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수탁기관인 증권금융에 우리사주 인출을 요청해야 합니다.

원래 우리사주조합원은 예탁된 자사주를 개인별 계정에 예탁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야 인출이 가능한데요.

하지만 1년이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조합원이 퇴직했을 때와 파산 등에 의해 조합이 해산했을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한 경우, 상장·등록 폐지 신청한 경우와 주식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지 1개월이 경과한 경우에 한해 수탁기관에 요청해 우리사주를 빼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는 이럴 때 조합인 아닌 조합원 개인 자격으로는 우리사주 인출을 요청할 수 없었다는 건데요. 조합원은 조합에 주식 인출을 요청하고 조합이 증권금융으로부터 인출해 조합원에게 돌려지는 방식이었던 거죠.

하지만 내년부턴 조합원의 권익보호를 위해 인출권리 보장이 강화되면서 조합원 개인도 인출이 가능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회사 파산·청산시 주식가치가 없음에도 기초연금수급·기초생활수급 등 공적부조 대상심사를 받을 때 지급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불합리한 사례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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