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잘려도 못 끊어"…美에 퍼진 '좀비마약' 뭐길래

입력 2023-01-09 13:58  




미국의 마약 중독자들 사이에서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xylazine)을 기존 마약에 혼합한 이른바 `좀비 약`(zombie drug) 오용이 급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마약을 검사해 본 결과 자일라진이 함유된 사례가 90%를 넘었다.

1962년 개발된 자일라진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수의사들이 말·소 마취제나 고양이 구토유발제로 널리 쓰는 동물용 의약품으로, 상표명은 `럼푼`(Rompun)이다. 2000년대 들어 마약중독자들에 의해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NYT에 따르면 자일라진을 펜타닐 등 기존 마약에 섞어 주사로 투입할 경우 팔다리 등에 `가피(痂皮·eschar)` 혹은 `괴사딱지`라고 불리는 죽은 부스럼 조직이 생기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또 이런 방식으로 자일라진 혼합 마약을 투약하면 여러 시간 동안 정신을 잃기 때문에 성폭행이나 강도 등을 당하기 쉽다.

그 후 마약중독자가 깨어났을 때는 펜타닐 등의 효과가 이미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마약을 더 투약하고 싶은 갈망이 생기게 된다.

게다가 자일라진을 아편류 마약과 섞어서 투약한 경우, 마약류 과량투여에 대응하기 위한 널락손(naloxone) 투여 등 표준적 응급치료가 제대로 듣지 않을 우려가 크다.

NYT는 지난해 6월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미국 수도 워싱턴 DC, 그리고 50개 주 중 36개에서 유통되는 마약에 자일라진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뉴욕시에서는 마약 샘플 중 25%에서 자일라진이 나왔으나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더 널리 퍼져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한다.

작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국 임상의들에게 4쪽짜리 자일라진 경고서한을 보냈다.

NYT는 자일라진 혼합 마약을 투약한 경험이 있거나 요즘도 투약하고 있는 중독자들의 사연을 통해 어떤 중독자는 팔 하나와 다리 하나를 절단한 후에도 절단된 다리의 남은 부분에 `트랭크 마약` 주삿바늘을 찌른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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