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110년 역사의 미국 월풀사를 꺾고 가전명가의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LG전자는 비용정상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으로 세계 1위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각오입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11년 세계 최초 전기세탁기를 개발한 미국 생활가전업체 월풀.
북미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LG전자와 세계 1위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습니다.
우리시간으로 오늘(31일) 미국 월풀이 지난해 우리돈 1조 5천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2022년 경쟁은 LG전자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H&A)가 2020년엔 영업이익, 또 2021년엔 매출에서 월풀을 꺾은 적이 있지만, 매출과 영엽이익 모두 따돌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월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 시장 철수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역시 실적 타격을 입었지만 수요 변동폭이 적은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결과 월풀과 4조 원 이상의 매출 격차를 벌릴 수 있었습니다.
역대 최대 매출로 세계 1위 생활가전업체에 올라선 LG전자지만 현재 사업 환경은 마냥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지난해 4분기 생활가전(H&A) 사업부 영업이익은 직전해 같은 기간 보다 84%나 급감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다행인 건 비용 부담의 주원인이었던 물류비와 부품값이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고의영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작년 4분기부터는 재료비가 낮아진 효과가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있고, 물류비는 연간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LG전자가) 연말에 계약을 잘 끝내서 올해 1분기부터는 물류비 부담도 많이 낮아진 것으로…]
증권가에서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며 일제히 LG전자 목표주가를 올리는 등 비용 정상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올해 물류비 정상화로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방침입니다.
물류비가 2021년 수준만 회복해도 연간 7,300억 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LG전자에 추격을 허용한 미국 월풀 역시 올해 비용 정상화 노력으로 약 1조 원 규모의 수익개선 효과를 바라고 있습니다.
올해 북미를 포함한 대부분 가전 시장은 불황이 지속돼 수요가 지난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불안한 사업 환경에도 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월풀과의 격차를 더 벌려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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