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장사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추모공간을 훼손한 상인이 유족 측에 사과한 끝에 형사처벌을 피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김상현 부장검사)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 설치된 추모시설을 망가뜨린 혐의(재물손괴)로 입건된 A씨를 최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정상참작 사유 등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는 않는 처분이다.
A씨는 올해 1월 술을 마시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지나던 중 추모벽에 붙은 쪽지와 시트지를 뜯어 약 1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추모시설 때문에 영업에 피해를 입고 있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고 형사조정에 회부했다.
형사조정은 가벼운 폭행·상해·재물손괴·명예훼손 등 합의 가능성이 큰 사건의 당사자들이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조정위원들이 중재하는 절차다.
A씨는 유족 측에 "잘못된 행동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유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전달했다. 유족 측도 A씨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