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닷새만에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환자 3명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내에 이미 엠폭스가 상당히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해외 여행력이 없는 6번째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역시 해외 여행력이 없어 국내 발생으로 추정되는 7번째, 8번째 환자가 각각 지난 10일, 11일 확인됐다.
3명의 환자 모두 첫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에 국내에서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밀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이들 간에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6번째 환자는 전남에 거주하며 최근 부산 지역을 방문했으며, 7번째와 8번째 환자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어 지역적으로도 공통점이 없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6번째 환자의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해 "(두 사람이) 익명으로 만난 상황이어서 이름이나 연락처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ID 등 감염원을 추적하고 있으나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머지 두 환자의 감염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엠폭스 환자 발생이 많았던 미국, 유럽 등에서의 발생빈도는 감소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일본, 대만 등 인근 국가에서의 발생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작년에는 총 8명의 환자가 보고됐으나 올해는 이미 9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중 97명은 자국내 발생이다. 3월부터는 매주 10명 이상씩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단장은 이런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사회에 일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첫 지역사회 발생 환자인 6번째 환자에 대한 보도가 이뤄진 뒤 자발적인 신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사례와 확진자의 접촉자 규모 등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추가로 더 확인될 가능성도 크다.
엠폭스는 잠복기가 21일로 길고,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눈에 띄지 않는 부위에 증상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의 의심신고 또는 환자의 자발적인 신고가 없으면 파악이 어렵다.
다만 방역당국은 엠폭스에 대해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임 단장은 "엠폭스는 코로나19와 달리 대부분 밀접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상 일반적인 인구집단에서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낮다"며 "충분한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엠폭스는 단시간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형태의 질병은 아니다"라며 "다만 질병의 특성상 접촉자를 조사하는 것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가 꾸준하게 나오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 당국에서 전파 차단을 위한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2~4주 정도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엠폭스는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의 성 접촉, 피부병변 접촉 등에 의해 전파되는 사례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성별이 확인된 엠폭스 확진자 중 남성이 96.4%이며 그중에서도 18~44세 남성이 79.2%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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