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타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 인근의 포트홀(도로파임)을 아무도 고치지 않아 손수 메웠다며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렸다.
문제는 이 구멍이 포트홀이 아니라 가스정비용으로 뚫어놓은 도랑이었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과 NBC방송,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슈워제네거는 지난 11일 자신이 사는 LA 브렌트우드의 한 도로에 생긴 기다란 구멍을 인부 2명과 함께 아스팔트로 메우는 영상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렸다.
LA가 속한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그는 이 구멍이 아스팔트 도로 일부가 내려앉아 움푹 팬 포트홀이라고 언급하면서, 몇주 동안 수리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직접 나섰다고 설명했다.
슈워제네거는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이 커다란 포트홀 때문에 차와 자전거가 망가져 온 동네 주민들이 불평하고 있다"며 "오늘 내가 작업자들과 함께 밖에 나가 파인 곳을 메웠다"고 말했다. 이어 "늘 말하지만, 불만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상 속에서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 때 모습처럼 부츠에 갈색 가죽 재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작업에 나섰다. 차를 몰고 지나가던 여성 주민이 차창을 내리고 "고맙다"고 말하자 그는 "천만에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슈워제네거의 대변인은 브렌트우드 주민들이 겨울 폭풍 때 도로 곳곳에 생긴 포트홀과 틈을 메워 달라고 관계 기관에 여러 번 요청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가 메워버린 구멍이 포트홀이 아니라 가스회사가 정비작업을 위해 뚫어놓은 도랑이었다는 점이다.
LA시 대변인은 NBC에 "그곳은 포트홀이 아니라 가스 회사인 소칼가스가 5월까지 진행하는 정비작업을 위해 허가받고 뚫어놓은 도랑"이라며 "소칼가스는 작업 완료 후에 구멍을 메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에서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문제를 만들어냈다며, 해당 가스회사는 계약을 완료하기 위해 메워진 도랑을 다시 파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슈워제네거와 소칼가스 측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질문에 아직 답하지 않았다고 NBC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