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접경도시를 비행하던 러시아 전투기가 폭탄을 잘못 투하해 자국 시내 일부 아파트가 파손되고 주민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타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저녁 10시15분(모스크바 시간)께 공중우주군 소속 수호이(Su)-34 전폭기가 벨고로드 상공을 비행하던 중 항공 탄약의 비정상적 투하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사고로 주택 건물이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방출된 폭탄 종류나 사고 원인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전폭기의 기계적 고장에 따른 것인지, 조종사의 실수로 인한 것인지 등도 설명하지 않았다.
Su-34는 지난 1990년 초도 비행을 하고, 2014년부터 러시아 공중우주군에 실전 배치된 초음속 전폭기다.
전폭기는 공중전을 수행할 뿐 아니라 다량의 폭탄을 싣고 적의 탱크나 진지 등을 폭격하는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군용기다.
벨고로드시가 속한 벨고로드주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는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시내 한 거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면서 "시내 중심가 한 곳에 직경 약 20m의 구덩이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잠정 조사 결과 여성 2명이 부상하고 아파트 4가구가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고 원인 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의 비디오 영상에는 강력한 폭발로 발생한 거리의 콘크리트 더미, 손상된 자동차, 창문이 깨진 아파트의 모습 등이 담겼다.
아파트에 인접한 한 상점 건물 지붕 위에 자동차가 뒤집힌 채 얹혀 있는 장면도 보였다.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와 하르키우주 등과 접경한 벨고로드주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침공 전쟁을 시작한 이후 관내 연료와 탄약 저장고 등이 폭발 사고로 자주 파괴되는 등의 피해를 입어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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