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명 흉기로 찌른 중국 교포 검거…2명 숨져

입력 2023-05-11 08:14   수정 2023-05-11 08:31




경기 시흥에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3명을 잇달아 흉기로 찔러 사상케 한 30대 중국 교포가 경찰에 붙잡혔다.

시흥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A(39·중국 국적)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A씨는 10일 오후 8시께 자신이 사는 시흥시 소재 영구 임대아파트 4층에서 이웃인 40대 B씨를 목 졸라 기절시킨 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어 13층으로 올라가 또 다른 이웃 70대 여성 C씨, 60대 D씨를 잇달아 흉기로 찌른 혐의도 받는다.

이로 인해 C씨와 D씨가 숨지고, B씨가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최초 범행 대상인 B씨와 인터넷 도박을 함께 하는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의 소개로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대 그동안 8천만원 상당을 잃었고, 사건 당일에도 100여만원을 추가로 잃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화가 나 B씨와 다퉜고, 결국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범행 직후 B씨가 사망한 줄 알았던 A씨는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또 다른 이웃들도 살해키로 결심했다.

A씨는 우선 7층과 14층의 이웃에게 찾아갔지만, 두 집 모두 사람이 없자 13층으로 가 C씨를 살해하고, 그 옆집의 D씨 역시 살해했다.

A씨는 인터넷 도박을 하기 위해 종종 C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썼으며, D씨와는 가끔 화투 놀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와 D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자세한 이유에 관해서는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이후 아파트 밖으로 나가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택시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협박했다.

학생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같은 날 오후 8시 55분 A씨가 흉기를 소지한 것을 확인해 특수협박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오늘 내가 사람을 3명 죽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진술에 따라 추궁을 계속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확인 결과 A씨는 10여 년 전 한국 영주권을 획득했다.

이후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시흥의 영구 임대아파트 7층에 혼자 살아왔으며, 인터넷 도박에 빠져 많은 돈을 잃게 되자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이웃들에게 잇달아 흉기를 휘둘렀다는 게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 내용이다.

A씨가 추가 범행을 위해 찾아갔던 7층과 14층의 또 다른 이웃들은 부재중이어서 화를 면했으나,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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