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부가 성평등 실현을 위해 식구들의 가사 시간을 체크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이라고 영국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앙헬라 로드리게스 스페인 양성평등부 차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여성차별철폐회의에서 "우리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사에 소비하고 있다"며 각자가 집안일에 들인 시간을 기록해주는 무료 앱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차관은 이 회의에서 스페인의 여성의 권리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페인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50%에 가까운 여성들이 집안일 대부분을 자신이 도맡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같은 대답을 한 남성은 14.9%에 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종종 가사 분담 문제로 소송이 걸리기도 한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실제로 2017년 4월 칸타브리아 북부에 사는 한 남성은 6년 동안 함께 살다 헤어진 전 부인에게 가사 노동의 대가로 약 2만3천 유로(약 3천300만 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올여름 출시를 목표로 하는 가사노동 앱 개발은 스페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동책임 계획'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계획은 집안의 허드렛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낱낱이 공개해 남녀의 기회와 권리의 평등을 실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를 통해 1980년대 프랑스 사회학자 모니크 에코가 처음 '정신적 부담'이라고 정의한 여성의 무임 가사노동의 실상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 차관은 그 일례로, 부엌 청소는 설거지 세제가 채워져 있는지 확인하고 냉장고를 잘 정리하는 등 부수적인 여러 일을 수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이 앱은 "아들딸과 부모 등 가족들 외에도 단지 공간만 함께 쓰는 동거인 등 모든 이들의 가사 분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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