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직원이 없는 점을 악용한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 등지에서는 새벽에 복면을 쓴 절도범이 무인 편의점에서 금품과 판매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최근 "무인 문구점을 운영하는데 7살짜리 아이가 20만원 상당의 포켓몬 카드와 딱지를 가져갔다. 7살이라 경찰에 사건 접수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카드 부정사용도 있는데, 서울에서 3년째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을 운영하는 40대 김모 씨는 "결제하고 카드를 놓고 가는 손님이 일주일에 한 명 정도 있는데 주인 없는 카드를 가져다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난 2월에는 부산 연제구에서 한 남성이 강아지를 버린 채 사라져 경찰에 고발되는 일도 있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보고서 '무인점포의 범죄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작년 1월 말 기준 빨래방·노래방·아이스크림점·인형뽑기방·카페 등 무인점포는 서울에만 2천855곳으로 집계됐다.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7개월간 서울에서 발생한 무인점포 범죄는 모두 1천640건, 매달 96건꼴이었다.
절도가 1천377건으로 전체의 84.0%를 차지했다. 분실·도난카드 부정사용으로 인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6.7%(110건), 점유이탈물 횡령 5.2%(85건), 재물손괴 2.4%(40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무인 아이스크림·과자점(1천건·61.0%)과 편의점(427건·26.0%)이 범죄에 취약했다.
피의자 연령대가 파악된 157건 중 57.3%(90건)가 10대였고 20대가 16.6%(26건)로 뒤를 이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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