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사이의 고용 격차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만 해도 세계 경제 생산성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세계은행(WB) 통계치 등을 토대로 분석한 연구 보고서에서 "성별 임금 및 고용 격차를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를 5∼6% 늘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만일 성별 격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선진국에서는 GDP 10% 증가를, 신흥국에서는 13%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2022년 15년간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선진국 및 신흥국에서 각각 모두 6%포인트 정도 뛰어올랐다.
하지만 아직도 선진국들에서 여성의 참여율은 73%로 남성 85%보다 약 12%포인트 뒤처지고 있고, 신흥국들에서도 여성은 58%로 남성 71%보다 13%포인트 정도 낮다.
구직자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고용된 이들만 따지면 같은 기간 신흥국에서 약 22%포인트, 선진국에서는 약 10%포인트의 성별 격차가 나타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스페인 등 국가에서는 여성 고용이 크게 개선된 반면 인도와 이집트 등에서는 오히려 고용이 줄었다.
현재 성별 임금 격차는 콜롬비아·스페인·노르웨이 등에서 가장 작았고,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컸다고 꼬집었다.
선진국 경제의 중위 여성 근로자는 남성보다 23% 적게 벌고 있으며, 신흥국에서는 18% 차이가 났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고려하면, 앞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로 인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자동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 분야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종사하는 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성별 임금과 고용 격차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런 불평등으로 인해 노동연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가 더욱 저해될 것"이라며 "여성이 제공하는 모든 자원을 활용하고, 이를 충분히 보상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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