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10대 여성 거식증 환자가 2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식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도로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사회분위기가 여성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받은 식이장애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간 폭식증과 거식증 등 식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대폭 늘었다.
식이장애는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정신장애다. 체형·체중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평소에 엄격하게 식사량을 조절하다가 한순간에 충동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폭식증'과,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 등으로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거식증'이 대표적이다.
작년 폭식증 환자는 4천115명으로 2018년(3천108명)에 비해 3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여성이 89.6%(3천686명)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년 여성 폭식증 환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40.0%로 가장 많았고, 30대 21.5%, 40대 13.0%, 10대 이하 10.8% 순이었다.
작년에 거식증 진단을 받은 환자는 3천84명으로 2018년(2천136명)보다 44.4% 늘었다. 작년 전체 거식증 환자 중 여성은 75.7%였다.
작년 여성 거식증 환자 중 70대 이상이 37.6%로 가장 많았고, 10대 이하 23.3%, 20대 12.2%, 60대 9.6%, 30대 6.7% 순이었다. 특히 10대 이하 환자는 2018년 275명에서 작년 543명으로 4년 만에 97.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말라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식이장애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거식증 환자가 몇 년 후에 살이 많이 쪄서 나타나는 경우가 꽤 많다. 폭식증과 거식증을 오가는 환자가 많다"며 "우리나라에서 외모의 기준이 지나치게 마른 몸에 맞춰져 있어서 조금만 살이 쪄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사회적 활동이 단절되면서 청소년 거식증 환자 증가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거식증은 고립·단절과 관련성이 큰 질환"이라며 "학교 폐쇄, 자가격리, 외부 활동 제한 등이 청소년에게 정신건강 문제를 촉발했고, 원격수업 등으로 규칙적인 식습관이 와해되면서 섭취 감소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식증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미디어 바로보기 교육을 실시하고 부모가 자녀의 식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거식증이 시작되면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 의료기관에서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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