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국민연금의 연금 급여 지출이 연평균 10.2% 늘지만 연금 보험료 수입은 연평균 2.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서 국가가 적자분을 보전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국민연금도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1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기금재정관리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 지출(사업비+기금 운영비)은 올해 37조1천216억원에서 2027년 54조2천849억원으로 연평균 10.0%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금 급여비는 36조2천287억원에서 53조3천413억원으로 연평균 1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년 만에 연금 급여 지출이 약 1.5배로 불어나는 것이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장기간 연금을 납입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속속 은퇴하면서 수급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첫 주자인 1955년생은 2016년부터 국민연금(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했고, 1961∼1964년생은 2024∼2027년에 차례로 노령연금을 받는다.
문제는 이런 지출 증가 속도를 수입 증가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연금을 받는 이들보다 내는 이들이 많아 적립금이 쌓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연금을 내는 젊은 세대는 줄고 연금을 받아야 할 고령층은 늘어 적립금을 헐어야 하는 시대가 온다.
국민연금 기금의 자체 수입은 올해 81조2천556억원에서 2027년 100조4천353억원으로 연평균 5.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연금 보험료와 이자 및 재산 수입(여유자금 운용 수익), 기타 수입, 융자 원금 회수 등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연금 보험료 수입만 놓고 보면 올해 56조5천439억원에서 2027년 62조1천148억원으로 연평균 2.4% 증가하는 데 그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월 제5차 재정추계 당시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에는 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추정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일단 적립금 운용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미래 세대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공단은 이자 및 재산 수입(여유자금 운용 수익)이 올해 24조6천180억원에서 2027년 38조2천264억원으로 연평균 11.6%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해 중장기 기금 관리 계획을 짰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 다변화를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기준 투자 자산 비중은 국내 주식 16.3%, 국내 채권 34.5%, 해외주식 27.8%, 해외채권 8.0%, 대체투자 13.4% 등이었다.
국민연금은 2028년까지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비중을 각각 40%, 10% 안팎으로 끌어올리고 대체투자 비중도 15% 안팎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 비중을 절반까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근본적인 연금 개혁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직역연금 개혁도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논의돼야 할 이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각각 2001년과 1973년부터 적자 보전을 위한 국가 보전금이 투입되고 있다.
기금재정관리계획에 따르면 공무원 연금과 군인연금에는 2023∼2027년 5년간 53조963억원의 나랏돈(정부 내부 수입)이 투입될 전망이다.
다만 여기에는 정부가 고용주로서 부담해야 하는 연금 보험료 국가 부담금이 포함돼 있으므로 전체를 적자 보전액을 해석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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