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외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현재까지 38개국 정상급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뉴욕 방문 첫날에만 7시간 동안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등 9개국 정상과 만났고 이틑날에는 8개국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일정을 쪼개가며 만남을 소화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 "나를 '회담 기계'라고 생각하라"며 적극적으로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잡으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윤 대통령이 나서는 이유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때문입니다.
11월28일 개최지가 결정될 예정인데, 아직까지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는 찾기 힘듭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11일 한-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20개국과의 양자회담 갖기도 했는데요.
최대한 많은 국가의 맘을 사로잡아 판을 뒤집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 맞춤형 외교로 정상들 표심 잡는다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을 위한 회담은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상대국 선정은 물론 회담 형식, 협력 의제까지 각국 맞춤형으로 설계했다는 의미입니다.
치안과 자연재해에 취약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와는 치안용품과 보건의료 지원을 약속하고 해운 분야 강국인 그리스와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협력을 논의한 것이 한 예입니다.
회담 국가들의 요청 사항도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필립 조셉 피에르 세인트루시아 총리와 만나 "최근 세인트루시아가 요청한 크리켓 경기장 보수, 청소년 훈련 차량 사업에 대한 지원이 신속히 추진될 것"이라고 했고, 피에르 총리는 "크리켓 경기장 전광판 보수 지원은 내년 크리켓 월드컵 행사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양자 회담은 사전에 내용과 형식 면에서 치밀하게 검토한 전략에 따라 추진됐다"며 "정식 양자 회담으로 만날지, 더 세심하게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1대1 오찬으로 진행할지, 비교적 동일한 성격으로 그리고 동일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끼리 수렴해 그룹을 만들어 그룹별 오찬이나 만찬을 추진할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최대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효율적으로 도출할 수 있도록 심사숙고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원전·인프라 등 사업에 韓 기업 참여 당부…신시장 개척 까지
릴레이 회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의제는 경제협력입니다.
윤 대통령은 각 정상들과 바이오, 에너지, 로봇, 전기차, 관광 등에서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각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역점 사업에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관심을 당부했습니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고,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에게는 신도시 건설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밖에도 이스라엘 교통 인프라 확대 사업, 태국 남부 고속철도 사업, 방콕 도시철도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신시장 개척'도 이번 뉴욕 방문의 성과입니다.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산마리노, 북마케도니아, 부룬디, 모리타니, 에스와티니, 네팔, 아이티 등은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시장의 쏠림 현상도 심한 상황입니다.
수출 상위 10개국에 대한 의존도가 중국은 52.7%, 독일은 60.4%인 반면, 우리나라는 70.4%에 달합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양자 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 "수출시장과 교역을 다변화해 우리의 교역 구조를 보다 안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유엔 정상회의 계기에 진행되는 양자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간 협의체 구성, 경제사절단 파견, 협력사업 구체화 등 철저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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