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제일 무서워"…아프리카 동물이 보인 행동

입력 2023-10-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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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바나 야생 동물들이 포식자인 사자보다도 사람을 더 두려워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웨스턴대학 리아나 자네트 교수팀은 6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남아프리카 그레이터 크루거 국립공원 관찰 실험 결과 야생동물들이 으르렁거리는 사자 소리보다 사람 말소리에 더 큰 공포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야생동물들이 몰려드는 물웅덩이 근처에 10m 안으로 접근하는 야생동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카메라-스피커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람이 말하는 소리, 사자 으르렁거리는 소리, 사냥 소리(개 짖는 소리나 총소리), 새 울음소리 등이 나게 한 다음 야생동물들의 반응을 촬영했다.

광활한 야생동물 보호 구역인 그레이터 크루거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사자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 중 하나로 이 지역 야생동물들에게 사자는 생존을 위해 항상 경계해야 할 최고 포식자다.

실험 기간 촬영된 1만5천여 건의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야생동물들은 스피커에서 사자 소리나 사냥 소리가 나올 때보다 사람 목소리가 나올 때 40%나 더 빠르게 움직이고 물웅덩이를 버리고 도망치는 비율도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메라-스피커 시스템에 촬영된 야생동물 종의 94.7%가 사자 소리보다 사람 말소리에 반응해 더 빠르게 달아나고 물웅덩이를 포기하는 공포반응을 보였다.

기린과 표범, 하이에나, 얼룩말, 쿠두, 멧돼지, 임팔라는 사자 소리보다 사람 말소리가 들릴 때 훨씬 빠르게 달아났다. 코끼리와 코뿔소도 사자 소리가 날 때보다 사람 목소리가 들릴 때 더 빠르게 물웅덩이를 포기하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전 세계 야생동물들 사이에 인간이라는 '슈퍼 포식자'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 있다는 기존 실험 결과를 재확인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네트 교수는 "이 결과는 야생동물 관광객 같은 선의의 인간도 야생동물들에게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보호 지역 관리와 야생동물 보호 활동에 중요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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