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강원 일부 지역에 천둥과 돌풍을 동반한 요란한 가을비가 내린 가운데 손톱만 한 크기의 우박까지 쏟아져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시 30분께 춘천시 남면과 홍천군 서면에서 돌풍과 함께 0.5∼1㎝ 길이의 우박이 떨어졌다. 비슷한 시간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에서도 우박이 떨어져 주민들이 급히 실내로 피하기도 했다.
유현리 주민 최종식(65)씨는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천둥, 번개가 쳤고 키우는 진돗개가 좌불안석으로 낑낑대기 시작했다"며 "곧이어 지붕에서 '쾅쾅'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그런 상황이 10분간 이어졌다. 난생처음 보는 천재지변이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집 밖에 세워둔 차량에도 성인 엄지손톱만 한 우박이 떨어져 긁힘 자국이 생겼다"며 "소일거리로 배추, 무, 쑥갓 농사도 짓고 있는데 농작물에도 피해가 갔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기 중상층에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을 때 주로 우박이 내린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우박으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일부 지역에서 농작물 등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횡성군 관계자는 "농작물, 비닐하우스 피해 신고를 접수해 군에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영서 지역은 이날까지, 영동 지역은 내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우박 가능성을 보이는 지역에서는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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