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출산 기피에 따른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자국 최대 여성단체에 출산 지원 정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1일 중국 중앙TV(CCTV)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화전국부녀연합회에 "출산 증진정책에 바탕을 두고 결혼·출산과 관련해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중국 젊은이들의 부모와 가족에 대한 인식은 물론 결혼관이 이전과 많이 달라져 출산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중화전국부녀연합회가 나서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중화전국부녀연합회는 1949년 3월 여성 권리 향상을 위한 인민단체로 출범, 사실상 중국 정부 기관으로서 여성의 권리·지위·복지 증진 업무를 해왔다.
시 주석은 5년 전인 2018년 이 단체에 "여성이 가족과 일 사이 관계를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요구했었다. 그의 이런 요구에는 여성이 사회적 역할보다는 전통적이고 가정적인 역할에 치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가 현실화하면서 심각한 성비 불균형과 노동가능인구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급격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0년대 후반부터 소수민족 등을 제외한 한족(漢族)을 대상으로 한 자녀 정책을 강제로 시행했다. 이를 어길 경우 공직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공무원은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수십년간 이뤄진 한 자녀 정책으로 인구 증가 억제 효과를 봤으나 부작용이 현실화하자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2021년부터 셋째 자녀 출산도 허용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출산 기피 현상은 더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해 중국 신생아는 956만 명으로 2016년(1천867만 명)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2억97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9%에 달했으며, 전년(14.2%)보다 0.7% 포인트(p) 증가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중국 내에선 올해 중국 신생아 수가 700만∼800만명 수준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가임기 여성 감소와 인구 고령화로 중국 인구는 지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4월 유엔은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안팎에선 2012년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가부장적 문화에 바탕을 둔 여성정책을 편 것이 출산 기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중국 권력의 핵심부로 시 주석을 포함해 24명으로 짜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여성은 한 명도 없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