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 세계 경제에 최대 위협은 '지정학적 악당'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가 지난 10∼11월 27개국 총 500여개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24 전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이 꼽은 내년 가장 큰 경제 위험 요소는 지정학적 악당들로, 응답률 49%에 달했다. 이어 소비자 지출 감소(응답률 48%), 중앙은행 정책 실수(42%), 중국 경제(30%), 대(對) 중국 관계(28%) 순이었다.
보고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한 후, 2024년에 가까워지면서 지정학적 지형이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는 점은 기관들이 걱정할 만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64%는 중국의 지정학적 야망이 세계 경제를 두 개의 권역으로 나눌 것으로 내다봤고, 73%는 중국의 그러한 야심이 중국 투자 매력을 감소시킨다고 판단했다. 73%는 브릭스와 서구의 분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고, 70%는 러시아, 북한, 이란 간 동맹 강화가 경제 불안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024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는 응답률도 80%에 달했다.
내년 미 대선도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세계 기관투자자의 72%, 북미 기관투자자의 79%가 미 대선 캠페인의 혼란이 시장 불안을 키울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9%는 선거 결과에 대한 회의론이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브 굿셀 나틱시스 센터 전무는 1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지정학적 위험은 항상 존재하지만, 특히 더 높이 솟아오르는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다른 기관들도 비슷하다.
블랙록 투자기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사건들은 단기적으로 시장과 경제에 영향을 미쳤지만, 불안정한 체제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지금 우리는 지정학을 구조적인 시장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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