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민배우인 제라르 드파르디외(74)가 각종 성추문으로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리마 압둘 말라크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전날 저녁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레지옹도뇌르 상훈국이 드파르디외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라크 장관은 "레지옹도뇌르는 사람과 예술, 태도, 가치들을 인정하는 상"이라며 "상훈국이 회의를 열어 (드파르디외에 대한) 서훈 효력을 중단할지 아니면 완전히 취소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파르디외는 영화 '시라노'로 1990년 프랑스 칸 영화제, 1991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대표 국민배우다. 그는 1996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의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드파르디외는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자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말 기소됐다. 이후부터 최근까지 드파르디외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들의 폭로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달 7일엔 드파르디외가 2018년 북한 방문 시 여성 혐오와 음란 발언을 쏟아냈다는 고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공영방송에서 방영돼 공분이 일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그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 행사에 초청받아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여성 통역가를 성적으로 끊임없이 괴롭히고,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10세 소녀에 관해서도 음란 발언을 쏟아냈다.
방송 이후 캐나다 퀘벡주는 드파르디외에게 2002년 수여한 퀘벡 명예훈장을 박탈했다.
말라크 장관도 전날 방송 출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드파르디외의 이런 발언과 태도가 "역겨웠다"며 "프랑스의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프랑스에는 완전한 창작의 자유가 있다"며 그의 영화 활동 등에 대해선 정부가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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