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에너지 안보'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이 석탄을 원료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공장의 시험 가동에 돌입했다.
사탕수수 등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작물 원료 대신, 자국에 풍부한 석탄을 원료로 에탄올을 제조하는 역량을 확대한 것이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원 다롄화학물리연구소(DICP)와 산시옌창석유그룹은 안후이성 화이베이에 작물을 원료로 연간 60만톤(t)의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석탄 기반 에탄올 공장의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DICP는 홈페이지를 통해 "(에탄올의) 새로운 생산 공정은 중국의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화학 산업 공급망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MTE(Dimethylether)라고 불리는 이 새로운 기술은 철강공정 부산물인 코크스로 가스(Coke Oven Gas·COG)로부터 메탄올을 생산한 후 다른 물질과 반응해 에탄올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석탄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나 철강공장의 가스로부터 에탄올을 대규모로 생산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DICP는 아울러 "현재 해외 시설 2곳을 포함한 13개 산업 시설이 DMTE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며, 이는 연간 에탄올 생산 능력 395만t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화이베이 공장의 시험 가동에 앞서 중국은 지난해 6월 산시성 위린에서 석탄을 에탄올로 전환하는 공장의 시험 가동을 시작하면서 이 기술의 국제 표준을 공식적으로 획득했다. 중국산 장비만으로 채워진 이 공장은 연간 50만t의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
에탄올은 휘발유와 일정 비율로 섞어 사용할 수 있는 연료 첨가제로, 청정·재생 에너지원이자 석유보다 가격이 싸서 기름값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전세계 에탄올 생산량은 약 1억t이며 주로 미국과 브라질에서 옥수수·사탕수수·사탕무, 카사바 같은 작물을 원료로 생산한다.
중국은 연료용 에탄올 수요가 상당하지만 심각한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곡물을 이용해 약 270만t의 에탄올을 생산했지만 시장 수요와 1천만t의 격차가 발생하면서 나머지는 수입해야 했다.
작물을 원료로 에탄올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중국의 곡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식량 공급 문제와 충돌한다. 반면 중국에 풍부한 저급 석탄을 원료로 에탄올을 생산한다면 연간 수백만t의 곡물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DICP는 2010년부터 비(非)작물 에탄올 생산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어 2017년 산시성에서 세계 최초로 석탄에서 10만t 규모의 에탄올을 생산하는 공정을 선보였다.
SCMP는 "중국은 산업용으로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는 유일한 국가로 알려졌다"며 "화이베이 공장을 통해 중국은 연료 에탄올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식량원에 대한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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