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패션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니(36)가 '가짜 기부' 논란으로 광고계에서 퇴출될 위기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코카콜라는 페라니를 모델로 내세운 TV 광고를 철회했다.
이 광고는 이탈리아의 국민 가요제인 '산레모 가요제' 개막 직전인 이달 말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안경테 제조업체 사필로가 페라니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
페라니는 2022년 11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고 어린이 병원에 기부도 하자"며 제과업체 발로코와 손잡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케이크 디자인은 자신이 직접 맡았다고 소개했다.
페라니의 디자인 라벨이 붙은 이 케이크는 통상 가격의 배 이상인 개당 9유로(약 1만3천원)에 판매됐다.
그러나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이 조사한 결과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금이 어린이 병원에 기부된다는 페라니의 말은 사실과 달랐다.
기부금은 발로코가 케이크 출시 몇 달 전에 어린이 병원에 기부한 5만유로(약 7천200만원)가 전부였다. 케이크 판매금이 기부로 이어지진 않은 것이다.
반독점 당국은 지난달 페라니에게 107만5천유로(약 15억5천만원), 발로코에 42만유로(약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페라니가 발로코와 짜고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본 것이다.
페라니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홍보하는 조건으로 발로코 측으로부터 100만유로(약 14억4천만원) 이상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논란이 식지 않자 페라니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상업적 활동과 자선 활동을 연계하는 선의의 실수를 저질렀다"며 어린이 병원에 100만유로를 기부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페라니는 3천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슈퍼 인플루언서'다. 2017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전 세계 패션 인플루언서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짜 기부 논란으로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된 만큼 앞으로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인스타그램)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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