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대선·총선 개표가 시스템 결함으로 큰 혼란 속에 진행됐다.
득표수가 부풀려지거나 서버 다운으로 자료 전송이 되지 않는 등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할 만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선거법원(TSE) 홈페이지와 현지 일간지 라프렌사그라피카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종료된 대선 투표 이후 곧바로 시작된 개표는 22시간 지난 이날 낮 3시 현재 70.25%의 진행률을 보인다.
일찌감치 재선을 확정한 나이브 부켈레(42) 당선인은 83.1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른 5명 중 2위 후보 득표율은 7%를 밑돈다.
그런데 이번 개표 과정 중간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면서, 개표 작업은 지연 사태가 이어졌다.
네트워크 장애와 서버 문제로 개표소에서 TSE로 개표현황 자료가 전송되지 않았고, TSE 공식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개표 현황은 전체 31%만 집계된 채 전날 오후 10시께부터 이날 새벽까지 변동되지 않았다.
일부 개표소에서는 투표 집계 결과를 인쇄하는 데 쓰는 종이를 미리 준비하지 않아 사무원들이 한동안 대기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결국 TSE는 일부 개표소에서 수작업으로 개표하도록 한 뒤, 개표 수치를 수기로 적은 집계표를 사진으로 찍어 TSE에 보내도록 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손으로 적어 넣은 개표 수치를 믿을 수 있는지와 수기 집계표의 법적 효력 여부 등 논란거리로 지적되고 있다.
TSE는 이날 새벽 낸 긴급 성명에서 "수작업 개표를 마치는 대로 집계표 실물 용지를 곧바로 (TSE)에 보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득표수 뻥튀기 의혹도 제기됐다.
라프렌사그라피카는 "총선의 경우 TSE 시스템에 입력할 때 한표가 아닌 2∼3표로 늘어나는 사례가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이어졌다"며, 소셜미디어에 관련 오류 상황을 녹화한 동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총선 개표율은 15시간 넘게 5.06%에 멈춘 채 요지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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