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강진이 일어난 와중에 생방송 중 스튜디오가 요동치는데도 침착하게 방송 진행을 한 대만 앵커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대만 산리뉴스 정링위안 앵커는 3일 오전 7시 58분쯤 마약을 소지한 남성이 몰던 차량을 경찰이 총을 쏘며 저지했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진 소식이 들어오면서 급하게 속보 체제로 들어가야 했다.
지진 발생 사실을 처음 알리고 나서 약 5초 뒤 스튜디오도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그는 자리를 지키며 평정심을 잃지 않고 "시청자들은 안전에 유의하라"고 말했다.
이 모습은 미국 CNN방송에도 소개돼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진정한 프로다. 찬사를 보낸다', '지진은 생방을 막지 못한다' 등 댓글을 달았다.
정 앵커는 자유시보와 인터뷰에서 "속으로 '도망가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마음 속 공포를 누르고 방송을 계속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건물이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이 공개한 영상 속 간호사 4명은 아기들이 누워있는 침대들을 신생아실 가운데로 몰아놓고 붙들고 있다. 침대가 움직이다 신생아들이 다칠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강진 발생 후 건물에서 탈출했지만, 반려묘를 찾으러 다시 들어갔다가 사망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도 알려졌다. 고교 교사였던 이 30대 여성은 고양이를 구하러 진앙 인근 화롄의 9층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여진 때문에 갇힌 끝에 숨졌다.
대만에서 3일 규모 7.2 지진이 화롄현에서 남남동 방향으로 25㎞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다. 이는 약 2천400명이 숨진 1999년 9월 21일 규모 7.6 지진 이후 최대 규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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