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호텔 사망' 남성들, 살해도구 미리 준비

입력 2024-04-12 15:14  



파주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여성 2명을 살해 후 투신한 사건과 관련해 이들 남성이 살해도구인 케이블타이를 구입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35분께 파주시 야당동의 호텔에서 20대 남성 2명이 건물 밖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남성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숨진 여성 2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여성들은 케이블 타이로 손과 목이 결박돼 있었고 청테이프로 입이 막혀 있었다. 숨진 여성 중 한명은 가족이 하루 전 실종신고를 했으며 이 여성의 동선을 추적한 경찰이 호텔 객실까지 오자 남성들이 투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남성 2명은 지난 8일 객실에 처음 들어간 후 여러 차례 방을 드나들었다. 9일에도 방을 나갔다 들어왔는데 남성 손에 케이블타이가 들린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사건 현장에는 남성들이 9일 들고 간 케이블 타이보다 훨씬 많은 케이블 타이와 입을 막은 청테이프가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호텔 방에 들어가기 전 미리 다량의 케이블 타이와 테이프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여성들은 케이블 타이로 결박된 채 발견됐고, 사인도 케이블 타이로 인한 목 졸림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미리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피해 여성을 유인하는 등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본다.

현장에서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 2개가 발견됐다. 원래 객실 주방 선반에 있던 칼이 침대 옆에 나란히 꺼내져 있었다. 눈으로 보이는 혈흔은 없었지만, 숨진 여성 1명의 팔에서 약 3cm 깊이, 길이 9cm의 베인 상처가 발견됐다.

상처가 깊은데도 혈흔이 발견되지는 않아 경찰은 사후에 생긴 상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경찰은 해당 식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조사를 의뢰했다.

숨진 여성 중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원래 남성 중 1명과 아는 사이로 파악됐다.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서로를 '○○야'라고 부르는 대화 내용이 발견됐다.

또 다른 여성 B씨는 남성들과 모르는 사이로, 남성 중 1명인 C씨가 텔레그램 공개 채널에 올린 구인·구직 글을 보고 "일을 하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남성은 "8일 오후 10시까지 (사건 발생한) 호텔로 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구직 내용은 성매매나 범죄가 아닌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종류라고 경찰은 밝혔다.

친구 사이인 남성들은 둘 다 별다른 직업은 없었다. 마약 등 약물 사용, 성범죄를 의심할만한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여성들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CCTV에 여성들이 객실에 들어갈 때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장면을 포착돼 경찰은 남성들이 여성들의 휴대전화를 객실 내부에서 빼앗고 외부에 버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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