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대학' 막말, 전화위복?..."영양 가볼래"

입력 2024-05-1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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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명 넘는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피식대학' 출연진이 최근 경북 영양군을 방문해 촬영한 영상에서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비난이 쏟아지자 결국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피식대학측은 문제의 영상을 올린 지 일주일만인 18일 밤 사과문을 올려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영상에서 출연진들은 "강이 똥물이다"라고 말하고 제과점에서 햄버거 빵을 먹고는 "젊은 애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없어서) 이걸로 대신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백반식당에서는 "이것만 매일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가 꿀맛일 거야"라고 비꼬고, 마트에서 산 블루베리 젤리에 대해 "할머니 맛.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318만명이었던 이 채널 구독자수는 19일 현재 309만명으로 떨어졌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이들이 다른 영상에서도 무례한 언행을 했다며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인해 영양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한모(29) 씨는 "피식대학이 영양군을 깔보는 발언에 영양군 주민도 아닌데 기분이 나빴다"며 "알고 보니 별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하다고 해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영양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양군청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영양군이 많이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고, 영양군 내 관광지에서도 관광 문의가 늘어났다고 한다"며 "영양군으로의 관광 유입을 늘리기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비슷한 유튜브 영상에서의 비하, 막말 논란은 꾸준히 벌어져왔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는 "너네 촌스럽게 건물들 좀 그만 쳐다봐. 완전 시골에서 온 사람들 같아 보이거든?"이라는 말이 나와 지역민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가수 양준일은 과거 유튜브에서 남자친구가 없다는 여성 제작진을 가리키며 "성격 급한 남자 얼른 채팅 달라. 새 차를 중고차 가격에 사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가 비난이 일자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구독자수 990만명에 달하는 먹방 유튜버 쯔양도 올해 초 개그우먼 김지영과 함께 출연한 영상에서 필리핀 이주여성 비하 논란이 일어 결국 사과했다.

일각에선 '유튜브 방송일 뿐인데 유난스럽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구독자수가 수백만 명에 달하면 영향력이 웬만한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을 능가하는 만큼 언행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300만명의 구독자가 있다면 이 방송은 사인(私人) 간의 대화가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이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도덕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심의위원회와 같은 기관을 통해 규제가 이뤄지지만 유튜브는 그렇지 않다"며 "건강한 웃음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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