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자금 1조 '우르르'…폭풍 성장한 ETF

입력 2024-05-26 07:58   수정 2024-05-26 08:01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대표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커버드콜 ETF'에 올해 1∼5월에만 개인투자자 자금이 1조원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번 달 22일까지 커버드콜 ETF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약 1조1천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동안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4천186억원이다. 올해 첫 다섯 달 커버드콜 ETF에 유입된 개인 자금이 벌써 작년의 2.72배 규모가 된 것이다.

현재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모두 20개로 이들의 순자산액 총계는 2조6천6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7천748억원)보다 236%가 증가했다.

개인 순매수액 규모가 가장 큰 커버드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7% 프리미엄다우존스'(2천313억원)다.

특히 지난달에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500 15% 프리미엄분배(합성)'가 순매수액 284억원으로 가장 많은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커버드콜 ETF는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준다'는 세평이 퍼지며 인기를 얻었다. 커버드콜 ETF의 국내 상장 건수는 2022년에는 2건이었다가 작년 5건, 올해는 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고배당 매력의 비결은 파생금융상품인 '콜옵션'(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다. 콜옵션은 주식과 별개로 매도가 가능한데,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팔아 얻는 수익인 '옵션 프리미엄'을 주식 수익에 더해 배당금을 늘린다.

애초 콜옵션은 주가 하락에 대비해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장치' 성격이 크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ETF는 시장이 큰 변동 없이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상태일 때 가장 잘 작동한다. 횡보장인 지금의 한국 증시에 유리한 점이 많다.

다만 주가가 크게 상승할 때는 다른 펀드와 비교해 실적이 오히려 부진해진다. 콜옵션이 거꾸로 브레이크를 걸기 때문이다. 배당률은 괜찮아도 전체 수익률은 나빠질 수 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해도 문제다. 콜옵션이 일부 충격을 흡수해주지만, 손실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다. 원금도 까먹을 수 있기 떄문이다.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난관이다.

이로 인해 ETF마다 콜옵션의 비중·종류와 주가 상승을 잘 반영하는 정도가 달라 펀드 판매 담당자의 설명을 꼼꼼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승장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커버드콜 ETF를 택하면 후회할 수 있다. 배당금 이면의 장단점과 전체 수익률을 함께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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