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고깃집 사장의 실체...여고생 알바 때리고 협박

입력 2024-06-01 06:57  



유명 고깃집 사장이 고등학교 1학년 여고생에 불과한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하고 협박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의 모 고등학교 1학년인 A양(16)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고깃집의 사장 B씨로부터 머리를 맞으며 폭언과 협박을 들었다. 이에 A양은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딸의 폭행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C씨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최근 B씨의 식당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술과 고기를 훔쳐 먹고 달아났는데 A양이 관련 사실을 알고도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며 격분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절도범이 B씨와 잘 아는 사람이어서 해결이 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절도사건 며칠 뒤 근무 시간에 관련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물어봤다 사장으로부터 맞았다.

A양은 주먹으로 10여차례 이상 머리를 맞아 쓰러질 정도로 휘청거렸으며 머리채도 잡혔다고 말했다. 또 B씨가 폭행을 위해 시계까지 풀었다고 주장했다.

A양이 일하면서 접시를 2개 깨뜨리고 일부 기물을 파손했다며 B씨가 15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A양은 그간 일을 해 기물 파손 비용 9만원을 변제해주고 6만원을 남겨둔 상태에서 B씨에게 폭행을 당해 일을 그만뒀다. A양은 B씨가 '부모에게 연락하겠다' '기물 파손 비용 다 갚을 때까지 그만둘 생각하지 말라'며 심한 욕까지 했다고 관련 문자 메시지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A양 가족은 B씨를 폭행, 협박, 아동학대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노동청에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신고했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고 미성년자를 고용했다는 이유다.

B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은 고급 아파트단지 옆에 위치해 '꽃등심+안심+살치살+새우살+채끝살' 등의 최상급 한우 세트 메뉴가 60만원을 넘는다. 네이버의 맛집 평점이 5점 만점에 4.9점인데다 방문자와 블로그 리뷰가 2천건을 넘고 지상파 방송에도 나오는 등 유명한 곳이다.

현재 B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A양은 주먹으로 10여차례 이상 머리를 맞고 머리채도 잡혔다고 기억하는 반면 B씨는 주먹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손바닥으로 꿀밤을 먹이듯이 5대만 때렸다고 주장한다.

B씨는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여자애니까 얼굴에 피해 안 가게 머리 등을 손바닥으로 다섯차례 때렸다"고 밝혀 오히려 A양 가족의 화를 더 돋우었다. 마치 폭행을 정당화하며 배려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여겨져서다.

B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A양이 사고를 치고 거짓말하고 은폐하려 했다. 손바닥으로 꿀밤을 때렸다. 기물을 파손하고 다 변제하지 않은 채 무단결근해 업무에 피해를 보았다. 협박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A양을 탓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후 A양에게 사과문을 보냈지만, 여전히 반성하기보다는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A양은 "덩치 큰 남자를 보거나 뒤에서 사람이 따라올 때 떨린다. 사장이 폭행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글을 보내 무서워서 답신을 못 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사장이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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