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과 사회·경제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남성의 육류 소비 빈도가 여성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성평등 수준이 높을수록 음식 선호도를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 크리스토퍼 호프우드 교수팀은 14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남·북미, 유럽, 아시아 23개국 2만802명에 대한 설문 데이터와 성평등 및 경제·사회 발전 수준 등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설문에서는 성별과 얼마나 자주 고기를 먹는지 등을 조사했고, 사회·경제 발전 수준은 기대수명, 학교 교육 기간, 국민총소득 등을 기준으로, 성평등 수준은 경제 참여, 교육 수준, 정치적 권한, 건강 및 생존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분석 결과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20개국에서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고기를 더 자주 먹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과 여성의 육류 소비 차이는 양성평등과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더 큰 경향을 보였다. 남성과 여성 간 육류 소비 차이가 가장 큰 국가는 독일이었으며 다음은 아르헨티나, 폴란드, 영국 순이었다.
중국과 인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육류 소비가 더 많았고 인도네시아는 성별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평등과 사회·경제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남녀 모두 고기를 더 자주 먹는 경향이 있었고, 국가별 육류 소비는 태국과 중국, 미국 스페인 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성평등 수준이 높을수록 여성은 육류를 덜 먹는 선택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사회·경제 발전 수준이 높을수록 남성은 고기를 더 자주 먹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 이 연구 결과는 사회·경제 발전 수준이 다른 국가에서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육류 소비를 줄이도록 장려할 때 다른 전략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식물성 대체육이나 배양육 소비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고, 개발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또는 배양육 생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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