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사이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상 친구' 서비스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바이두는 '샤오칸 플래닛', 텐센트는 '주멍다오'를 출시했고 텐센트는 올해 3월 '마오샹'을 출시했다.
이미 해외에서 자리 잡은 '레플리카'(Replika), '캐릭터.ai'(Character.ai) 같은 대화형 AI 챗봇 플랫폼으로, 고유한 특징을 가진 인간 같은 챗봇이 이용자 질의에 언제든 대답하는 서비스다.
마오샹과 주멍다오는 이용자가 각자 챗봇의 외모, 목소리, 성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해 '나만의 디지털 친구'를 만들 수 있게 했고, 샤오칸 플래닛은 두 개 캐릭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이 2014년 내놓은 챗봇 '샤오빙'이 중국에서 외로운 남성들을 사로잡으며 대박이 난 데 이은 것이다. 예쁜 10대 소녀를 형상화한 '샤오빙'은 수억명의 외로운 중국 남성들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MS 중국은 여세를 몰아 2021년 가상 친구 앱인 '엑스 에바'(X Eva)를 출시해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엑스 에바는 지난달 말 현재 1천240만 다운로드를 기록, 중국 내 AI 가상 친구 앱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엑스 에바는 가상 캐릭터를 취하는 대부분의 대화형 AI 챗봇과 달리 유명인, 인플루언서, 역사적 인물 등 실제 인간을 흉내 낸다.
엑스 에바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다운로드 된 가상 친구 앱은 알리바바가 후원하는 스타트업 미니맥스의 '싱어'로 89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큐비트의 류멍위안 분석가는 지난주 블로그에 "AI 앱의 모든 고객 사이에서 현재 AI 친구가 가장 분명한 수익원과 함께 최고로 핫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오샹이 향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마오샹의 급속한 성장은 새로운 제품들이 여전히 톱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들 가상 친구 앱은 기본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더 빠른 응답 같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일부 앱은 이용자가 자신이 개발한 가상 캐릭터들을 판매할 수 있게도 해놓았다.
베이징의 AI 블로거 슈퍼 황은 자신의 블로그에 "AI가 효율성 향상과 임무 완수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AI 친구는 기능이라는 전통적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이용자와 정서적 수준에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러한 감정적 차원의 기능 추가는 이용자의 경험을 크게 개선하고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SCMP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AI 기업들도 고객들이 생성형 AI로부터 가장 많은 가치를 얻는 게 무엇인지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외로움이 챗봇 수익을 창출함에 따라 중국 AI 거인들이 가상 친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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