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방에 물류 인프라 투자를 대거 늘린다. 추가 물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는 지역을 포함, 전국 각지에서 20대 청년 등 최대 1만여 명을 신규 직고용할 방침이다. 쿠팡 전체 직고용 인력의 80% 이상이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전국에 직고용 인력이 늘면 서울과 지방 사이의 일자리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2026년까지 3조 투자, 이달부터 본격화
쿠팡은 인프라 투자 계획에 따라 내년 초까지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FC)를 비롯한 물류시설을 건립, 운영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예상 직고용 인원만 1만명이 넘는다. 지난 3월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입해 물류 인프라와 설비에 투자하고, 5000만 인구 대상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음 달 대전 동구 남대전, 광주광역시에 FC 2곳을 준공, 운영에 들어간다. 예상 직고용 인력은 3300여 명에 달한다. 지난 달 본격 가동한 충남 천안 FC는 500명 채용 예정이다. 각각 500명, 400명 채용 목표인 경북 김천 FC와 울산 서브허브(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물류시설)는 오는 10월 착공한다. 경북 칠곡(400명) 서브허브는 연내 운영을 시작하고, 충북 제천(500명) FC는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 부산 강서구 FC(3000명)와 경기 이천 FC(1500명)는 올해 2분기 착공한 상태다.
쿠팡의 물류 투자 계획이 실현되면 비서울 지역의 배송·물류 관련 직고용 인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의 96%(5만5600명)가 비서울 지역에서 근무 중이다. 앞으로 신규 물류 인프라 투자로 인한 지역 직고용 인력이 1만여 명 늘어날 경우, 비서울 지역 고용 인원은 6만5000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쿠팡을 포함한 물류 및 배송 자회사(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전체 직고용 인력은 8만여 명으로 는다. 이 가운데 비서울 지역의 근무자 비중은 81%에 이른다. 쿠팡이 만드는 일자리 10개 중 8개 이상은 비서울 지역에서 창출되는 것이다.
● 양질 일자리 늘리고 쿠세권 확대
쿠팡이 추자 투자하기로 한 9개 지역은 대부분 저출산 여파 등으로 최근 인구가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는 곳이다. 대전 동구의 경우 청년 고용률이 40% 초반에 불과하고, 김천 어모면은 인구가 4000여명 남짓으로 지역에 고용을 늘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와 울산도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순유츌률(-0.6%)이 전국 1위로,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상황이다.
쿠팡의 지역 물류망 투자로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이 다시 지방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고용도 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쿠팡의 전체 직원 가운데 청년(19~34세) 고용 인원은 2만명 이상이다. 또 물류·배송직군 근로자의 약 48%가 여성이다.
이번 투자로 택배 불모지인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한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은 2027년부터 전국 약 230여 개 시군구(전체 260곳)를 비롯,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60여 곳 이상(전체 89곳) 지역에 무료 로켓배송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청년들이 대기업 일자리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몰리는 반면,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체가 적은 상황에서 쿠팡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에 집중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양극화와 지방 소멸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 내수 산업을 살리고 온라인 판로 확대가 절실한 제조 생태계도 지원하는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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