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의 동물원에서 수컷 아프리카 펭귄 한마리가 후손 200여마리를 남기고 33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P)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티모어의 메릴랜드 동물원은 지난 5일 홈페이지에 '그리디 씨'(Mr. Greedy)라고 불리던 '821번' 아프리카 펭귄이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로 지난달 27일 인도적 방법으로 안락사됐다고 밝혔다.
그리디 씨는 아프리카 펭귄의 평균 수명 18세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그리디 부인'(Mrs Greedy)이라고 불린 암컷 아프리카 펭귄 '832번'과의 사이에 5대에 걸쳐 후손 230마리를 남겼다고 동물원은 설명했다.
메릴랜드 동물원은 "그리디 씨는 230마리라는 엄청난 수의 후손을 남김으로써 멸종위기에 처한 종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에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은 남획과 해양오염에 따른 먹이 부족 등으로 최근 20년간 개체 수가 75% 감소했다.
그리디 씨가 30년간 해로한 배필 그리디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후손들은 미국 전역의 동물원에 흩어져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후손은 28세로 다른 동물원에 있다. 같은 메릴랜드 동물원에도 5대째 후손인 '올리브' 등 몇 마리가 있다.
그리디 씨와 그리디 부인은 1991년생으로 1992년 메릴랜드 동물원으로 와서 생식 연령에 도달한 1994년 짝을 이뤘다. 동물원에서는 유전자 조합을 다양하게 하고자 일정 기간을 두고 짝짓기 상대를 바꾸지만 그리디 씨와 그리디 부인은 번식 성공률이 높아 한번도 헤어지지 않았다.
이 펭귄은 어릴 때 다른 펭귄들한테서 둥지 재료나 물고기를 빼앗아 오곤 해 '욕심이 많다'는 뜻으로 '그리디 씨'로 불리게 됐다. 그리디 부인도 함께 먹이 훔치기에 나서곤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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