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 후폭풍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이미 거래가 급감하고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한국 경제 전반이 충격을 받게 되면 주택시장이 하락 기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천725건으로 9월(3천126건)에 이에 두 달 연속 3천건대에 머물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천206건까지 늘었으나 8월 6천490건으로 줄어들기 시작, 대출 규제가 본격화한 9월에는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올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는 등 가격 상승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매수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지난달 거래량은 전날까지 신고된 자료 기준으로 2천348건으로 떨어져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강동구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강동구의 아파트값은 -0.02%를 기록하며, 올해 3월 말(-0.02%)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안이 경제적 불안으로 옮겨오면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깊어지고 거래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정책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주택 공급 여건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주택 27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목표치를 내놓았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특히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올해는 1·10 대책, 8·8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인허가 기준으로 올해 54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1∼10월 누적 인허가 물량은 24만4천777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연간 목표 물량의 45%만 채운 상황이라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연말까지 30만가구 인허가가 이뤄져야 한다.
공공이 공급 확대를 견인한다는 차원에서 국토부는 올해 공공주택 인허가 목표치를 지난해(7만7천가구)의 2배에 가까운 14만가구로 잡았다. 14만 가구에 대해선 대부분 인허가 승인 신청이 들어왔다.
국토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민간 공급 위축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정국 불안으로 공공이 받쳐온 공급 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지난달 발표한 서울 서초구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5만가구 공급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동산 대책을 뒷받침할 주요 법안의 국회 통과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폐지되고 각종 규제 완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환율이 불안해지면서 공사비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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