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연말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경기침체 장기화까지 겹쳐 연말연시 기부문화를 상징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희망 2025 나눔캠페인'의 모금액은 2천819억원으로 올해 목표액 4천497억원의 62.7%다. 목표액의 1%가 모금되면 1도 오르는 서울 광화문광장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도 62.7도에 그쳤다.
지난해 캠페인에서는 같은 기간 목표액 4천349억원 중 2천735억원이 걷혀 사랑의 온도탑은 62.9도였다.
0.2도 차이에 불과하지만 올해는 주요 기업들이 이달 중순께 이미 기부를 마쳐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에는 연말까지 기업의 기부가 꾸준히 이어져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지만, 올해는 이달 중순 이후 기업의 기부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사랑의열매 측은 전했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현재 온도에 기업 기부액이 전부 반영돼 있다"며 "작년과 비교하면 기업체와 개인 기부가 줄어든 게 크게 체감된다"고 말했다.
사랑의열매는 내년 1월 31일까지 모금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단체에 1억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신규회원도 크게 줄었다. 전날 기준 올해 아너 소사이어티 신입회원 수는 20명으로 지난해(55명)와 2022년(42명) 동기의 절반도 채 안된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기업들이 긴축에 나선데다 정국 혼란까지 이어져 기부 심리가 더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추세라면 캠페인 목표액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고물가와 비상계엄 사태 등이 겹치면서 기부 분위기 조성이 어려워진 것 같다"며 "지역사회에 계획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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