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의 배우 김새론이 16일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전에 만나기로 약속했던 친구가 김씨 집에 방문했다가 김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망 경위 등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새론은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16년간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온 대표적인 아역스타 출신 배우였다.
2001년 잡지 '앙팡' 아역 모델이 된 그는 2009년 영화 '여행자'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이창동 감독의 한국·프랑스 합작 영화인 이 작품에서 김새론은 1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보육원에 맡겨진 진희 역을 따내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이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아 그는 칸 레드카펫을 밟은 우리나라 최연소 배우로 기록됐다.
그를 대중에 가장 널리 알린 작품은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2010)다.
범죄조직에 납치돼 태식(원빈 분)의 구출을 기다리는 소미 역을 맡은 김새론은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해 김새론은 관객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이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2011), '엄마가 뭐길래'(2012), '여왕의 교실'(2013)에 잇따라 출연했다. 2014년에는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에서 배두나와 연기했다. 이 영화로 또 한 번 칸영화제에 초청되어 14세에 칸의 무대를 두 번이나 밟았다.
김새론은 '여행자'로 제19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을, '아저씨'로는 제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을 각각 받았다. '도희야'로는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역대 최연소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5년 2부작 드라마 '눈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영애 역으로 호평받았다. 이 작품으로 중국 금계백화장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활발히 작품활동을 하며 아역 이미지를 벗고 주·조연급 배우로 발돋움하던 그는 2022년 5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면서 배우 커리어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당시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차현주 역을 맡았지만, 이 사건으로 김새론이 등장하는 촬영분 대부분이 편집됐고, 후반부에는 다른 인물을 대체 투입했다.
캐스팅됐던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도 하차했고, KBS에서는 방송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김새론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우 김수현과 찍은 사진을 올려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같은 해 연극 '동치미'를 통해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하려 했지만 이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복귀가 알려진 지 하루 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하차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영화 '기타맨'에 합류했다. 아직 개봉 전인 이 작품은 김새론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천재적인 기타리스트가 볼케이노라는 인디밴드에 가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선정밴드 보컬 겸 기타리스트이자 성원제약 대표인 이선정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직접 출연도 해 김새론과 연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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